불행에는 김칫국이 필요하다

by 한밤

달갑잖은 불행의 시간 동안,

온 우주가 내 편이라고 믿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원래 인생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지금처럼 불행이 오면
지난날을 반성하기도 하고,
눈물 한 바가지 뚝뚝 흘리며 괴로움을 버티기도 해야 할 테다.

그럴 때일수록,

작은 일 하나에도 내 생각은 내 맘대로 하는 게 필요하다.

“하늘이 나를 돕네, 도와!”

“어차피 나는 잘 될 거야. 잘 될 수밖에 없어.”

이런 자화자찬의 김칫국은 필수다.

그래야 그 시간을 조금은 덜 외롭게 건널 수 있다.

이미 세상에 버림 당한 것 같고,
모두가 내 불행을 안주 삼아 수군대는 것 같은 날들이 있다.

그럴 때는
“혼자가 편하다”라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약이 된다.

곁에 누가 있으면 비위를 맞추고, 금방 하찮아질 사랑 타령을 하다

식은 마음을 감추지 못해 싸우고 화해하기를 지겹도록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내 삶과 감정은 다 뜯겨져 더욱 너덜해지고 만다.

그러니 지금 혼자라는 건

어쩌면 누구보다 치열하게 내 인생에 몰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가 내 편이다!
그것보다 강한 백신이 뭐가 있겠는가.

그러니 희망의 김칫국 한 사발 들이키고, 기분 회복하고, 일단 살아보는 거다.



나는 이혼소송 중일 때,

상대측의 준비서면에서 틀린 사실이나 글자를 발견할 때면 그렇게 신이 났다.

“상대방 변호사가 실은 엑스맨 아니야?”
“판사님도 다 내 편!”

밑도 끝도 없는 낙관적 김칫국을 택했다.

그렇게 하자 법정공방의 싸움에서 그림자처럼 덮쳐오는 생각들,

“판사님이 상대방의 거짓말을 다 믿는 거 아니야?”
“이러다 지는 거 아니야?”
와 같은 불안이나 두려움이 말끔하게 걷혔다.

법정에서 마시는 김칫국 드링킹.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약효가 있다.

그리고 나는 결국
그 모든 거짓말을 다 반박할 수 있었다.

왜냐면 내 김칫국의 비법은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법정에서든 인생에서든
떳떳한 사람은 김칫국을 원샷해도 된다.

하루 한 사발. 진실한 김칫국.

불행을 뚫고 나가려면 현실과 싸우기 전에 먼저 기분부터 살려야 한다.

그게 김칫국의 힘이다.

날마다 김칫국 한 사발을 마시고, 긍정의 마인드셋을 하자.

여러모로 불행을 이겨내고 결국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삶은 돌고 돈다.
밤이 되면 낮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바야흐로 속 풀리는 김칫국도 돌고 돈다.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나는 오늘 당신에게 김칫국 한 사발을 건네겠다.

얼음 동동 띄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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