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저 멀리에서 하얗게 가늘게
손톱자국이 드러났다
살 갖을 파고드는 손톱
나는 울부짖을 수 없어 하염없이
손톱으로 손 끝을 짓누른다
칼 날은 심장 속을 파고든다
커튼은 슬그머니 창문에 비친
시간을 가린다
나는 가만히 천장을 보며
고통이 사라지지를 기도한다
반쯤 뒤집힌 검은 눈동자에
걱정서린 눈빛으로 내 팔다리를 주물러주는
엄마가 들어온다
소리 없는 울음이 엄마 가슴에 번진다
째각이는 시계 초침소리도 나지 않는 방 안에
금강경을 되뇌이는 엄마 마음속에
숨소리, 미동조차 없는 내 몸뚱아리에
손톱자국이 너무 많이 찍혔다
낮에 잘못 태어난 초승달
엄마의 체온이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나의 얼굴을 메만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