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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g Mar 21. 2022

좋은 게 좋은 건가

어쨌든 좋은 걸 배운다

"좋은 게 좋은 것 (이하 좋좋)"이라는 말, 또는 마음가짐, 또는 삶의 철학.


이를 가진 사람들은 아마도 성격이 둥글둥글하다거나, 사람이 좋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 나에게는 없는 것들 중 하나라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가 스스로의 성격을 설명할 때 단번에 '좋은 편이다'라고 말하기 뭔가 켕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좋은 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거든.


이 "좋좋" 마음가짐은 언제 발휘가 될까. 사람과 부대끼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나 실수, 또는 명확한 잘못이 있었지만 그리 크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 경우? 중대한 것이 아닌 만큼 사과 한 번 하고 (또는 작은 일일 경우 사과가 없기도 할 것이다) 다들 다시 웃자며 운을 떼는 것?


 '좋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뭐가 되었든 사람  생긴 균열이나 마찰이 '작아야 한다'. 누가 봐도  일이었다면 제대로 앉아 이야기를 하고 풀어 나가거나, 불같은 싸움으로 폭발시켰겠지. 문제는  '작다' 것이 상대적인 크기이기 때문이겠지. 누군가는 '좋게 좋게' 넘어가면서 웃음으로 쉽게 덮을  있는 일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결코 작지 않았지만 다수가 작다고 하는 부분을 굳이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웃으며 넘어갈 수도 있다. 물론  사안의 상대적 크기는 사람마다 다를  아니라, 같은 사람이더라도  순간의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여전히 나는 ‘좋좋’이 과연 나에게도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세심하게 살피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친구를 통해 조금씩 그걸 배워보고는 있다. 얼마   약속에서 사전 통보 없는 무례함을 겪었다. 이전의 나였다면 애초에 가는 길에 되돌아서 집으로 왔을 것이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를 알던 친구들이었다면 놀랐을 행동의 변화였다. 지난주에는  업체가 지난주에 진작 보냈어야 하는 데이터를 아무런 상황 설명 없이 마감 이후에야 업데이트 본을 보냈다. 깊은 마음속에서는 선을 긋고 받아주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은 '데드라인이란 이유가 있는 기한이다'라는 설명 이메일을 써놓고  시간 뒤에 다시 살펴본 뒤에야 발송을 했다. 그리고 해당 데이터는 업데이트를 해주었다.


물론  업체는  머리 깊숙이에선 '옐로카드 1 - 사전 통보 없는 데드라인 초과'라는 딱지가 붙어있을지도 모른다. 무례했던 친구들 역시 ‘이러이러한 사람’ 카테고리에 무의식 중에 넣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뭐, 가끔은 좋은 게 좋은 것일지도 몰라. 

이것저것 찾다가 80년대 신문에 실린 이 글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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