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독일어 공부, DTZ A2/B1 시험 후기

by mig

시험 본 당일에 적어둔 글을 가져와 본다.


시험 준비
1월부터 8주 간 주 5일 수업을 듣고 시험을 봄!

학원 수업 + 숙제 외에는 따로 준비가 필요 없었다. 초반에는 이렇게 해도 시험 볼 수 있는 건가 싶었는데 둘째 달 들어서는 모의고사를 자주 봤다. 최근 3주는 2-3일 걸러서 한 번은 본 듯.

마지막 일주일엔 Hören/Lesen을 보충하고 싶은 학생들과 Sprechen을 보충하고 싶은 학생들로 그룹을 나누었다. 한 친구가 DTZ가 아닌 그냥 telc B1 책을 가져와서 첫째 그룹은 그걸로 트레이닝을 했고, 나는 Sprechen 연습하는 그룹으로 들어가서 시험 보는 양식대로 말하기 모의 연습을 계속 돌렸다. 선생님이 틀린 건 아니지만 더 좋은 다른 표현 같은 걸 알려줘서 좋았다!

​Hören/Lesen
45개 중 12개까지 틀리면 B1
모의고사들보다 어려운 난이도였다! 그래서 최근 일주일 동안 나와 같이 Sprechen 그룹에 있어서 Hören/Lesen 트레이닝을 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많이 충격을 받았다. 물론 객관적으로 좀 더 어려웠다는 거지 막 못 풀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모의고사에서도 Hören 이 어려우면 Lesen이 좀 쉽거나 했는데 이번엔 둘 다 어려웠음 ㅎㄷㄷ 그래도 객관적으로 쉬웠는데 잠깐 못 듣거나 해서 실수하는 것보다 어려운 게 나은 듯..

Schreiben
난 쓰기 문제에서 더 놀랐다.
테마는 늘 하던 비슷한 주제였는데, 요구하는 내용들이 너무 디테일했다. A는 중고 자전거 사고 싶어서 이메일 쓰기. 상상력이 부족한 나는 쓰기 문제가 단어나 문법 때문에 어려운 게 아니라 항상 이런 가상의 상황 만들어내는 게 어려웠는데, 실전에서도 그랬다. 그 자전거가 왜 필요한지 (??... 그냥 사고 싶어서 사면 안되남) 자전거에 대한 디테일 물어보기 (산 지 몇 년 됐는지..?) 한 번 직접 타 볼 수 있는지 등등. B는 자주 연습하고 자주 나오는 Reklamation. 신발을 샀는데 잘못 와서 바꿔달라는 내용을 쓰는 것. 구체적으로 어떤 신발을 샀는데 어떤 게 다르게 왔는지 설명하고 뭘 원하는지 쓰고 뭐 이런 거.

Sprechen
다른 문항에서 다 A2를 받았어도 mündlich Prüfung에서 B1를 받으면 B1 자격증을 받는다. 반면 모든 게 다 만점이어도 말하기가 A2면 결과는 A2. 외국어가 다 그렇겠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말하다 보면 성, 격, 수, 형용사 변화 등등 실수할 여지가 아주 많은 독일어.. 그래서 안 그래도 어려웠던 오전 시험 + 그래서 말하기를 꼭 잘해야 한다는 간절함 때문에 다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말하기가 제일 간단하고 허무하게 끝났다.

거의 마지막 순서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시험관들이 유난히 엄청 편한 분위기를 연출한 건지 모르겠지만, 학생들만 보는 시험이 아니라 무슨 시험관들이랑 다 같이 수다 떠는 줄..

Teil 1에서 자기소개를 일단 했다. 그런데 중간에 난입해서 막 질문을 한다. 어려운 질문은 아닌데, 이게 시험관으로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 같은? 그것도 연출이라면 대단하다. 리액션들도 엄청나서 내 파트너 언니가 “내 전부인 우리 아이들”이라고 말했을 때 둘 다 “오오오~~~~ ” 하면서 완전 방청객 반응을 보였다.

*자기소개에서 웬만하면 자기 역량을 맘껏 뽐내는 게 좋은 것 같다. 내 파트너랑도 시험 후에 얘기했지만, 이미 여기서 어느 정도 실력 견적 나온다 싶으면 그 후로는 쉽게 쉽게 가는 듯.

Teil 2는 내가 제일 못하는 그림 설명... 선생님한테도 맨날 나는 이거 한국어로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아마 DTZ 아닌 일반 B1에서는 한 주제를 가지고 찬성/반대 주장을 하는 토론인 걸로 알고 있는데, 나에겐 토론이 훨씬 나았다 ㅠㅠ 흑흑

자기소개는 내가 먼저 했고 그림 설명은 파트너가 먼저 했다. 내 차례가 되어서 한 네 문장 말했나, 시험관이 또 훅 치고 들어와서 “자 그림 설명은 그만하면 됐고,” 하면서 질문을 폭풍 했다. 아니 파트너 언니는 설명할 시간 많이 주고 왜 나는..!!! 갑작스러워서 문법 이런 거 생각 안 하고 막 지껄였는데 어찌 될지 ㅋㅋㅋㅋ

마지막 Teil 3!
항상 뭔가를 계획하는 것. 주제는 친구 네 명 불러다가 요리하자는 것. 어디서 할지 누구 부를지 뭐 만들지 등등 말하면 된다.

“안녕 왓썹~~ 우리 친구들 불러서 요리하지 않을래?” “웅 좋지 근데 어디서? 나 시부모님이랑 같이 살잖아;;;” (이 대목에서 시험관들 또 폭풍 방청객 리액션 오마이....) “우리 집 어때? 애들 몇 명 더 부르자.” “오키 누구누구 누구 부르고 내가 왓츠앱 그룹 만들게.” “뭐 만들까? 너 한국 음식 할 수 있어?” “한국 음식 근데 넘 매움 애들이 먹을지 모르겠다 그냥 무난하게 바비큐 ㄱㄱ??” (시험관 개입해서 “근데 나 한국음식 너무 좋아해!!”라고 나한테 말함;;;) “아 그랭? 그럼..”

그리고 여기서 시험관들이 끊었다.
한 2분 말한 느낌인데 봐야 할 건 다 봤다고 잘 가라고 수고했다고 스카프 멋있다고 (?) 하고 끝났다... 말하기 시험 순서 기다리면서 다른 애들이랑 대기실에서 얘기 나눈 게 더 시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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