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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뇽 Nov 25. 2018

36. 발리 안에서
또 서핑하러 떠난다고?

파도 찾아 삼만리

서핑을 잘 모르면 바다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물놀이로 볼 수 있지만, 한 번이라도 체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바다는 필요하지만, 파도가 없으면 다들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어야 한다는 걸.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서핑 불모지인 것도 파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탈만한 바다는 이렇게 추워지는 겨울에나 들어오니, 그냥 길거리 걸어 다니는 것도 얼어 죽을 것 같아 발끝까지 내려오는 패딩을 입고 다니는데, 바다에 들어가라고? 5미리 수트를 입고 들어가도 머리끝 발끝이 얼얼한데 말이지.


그래서 나는 발리에서 서핑을 한다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가까운 서핑 스팟이 쿠타다. 주로 쿠타에서 서핑을 하곤 했는데, 이번 발리 여행은 좀 달랐다. 우기가 오기도 했고, 운 좋게 날 데리고 서핑 트립을 다녀주는 은인들을 만나서.


사실 쿠타엔 언제나 크던 작던 파도가 있다. 다만 발리 곳곳엔 더 좋은 파도가 들어오는 포인트가 많다는 거지. 이왕 탈 거면 쿠타 똥파도보단 꿀파도 들어오는 곳으로 떠나는 게, 바로 '서핑트립'이다.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은 서핑트립

근데 이게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다. 가까운 곳이라면 오토바이 보드 덱에 보드 걸고 달랑달랑 가면 되지만, 고작 그 정도를 서핑 트립이라고 할 순 없지! 게다가 특히 나 같은 롱보더들은 보드가 너무 커서, 오토바이 타고 가다 바람에 흔들흔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내가 다치는 것보다 보드가 다칠까 봐, 더더욱 오토바이보단 자동차! 보통 드라이버 딸린 차를 하루 빌려서 다니거나, 서핑캠프 들어가서 해당 캠프 차로 다니는데, 나는 발리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의 차를 타고 떠났다. 드라이버 딸린 차 빌리는 것도 가격이 제멋대로인데, 특히 위에 보드 덱 달린 차가 없다는 게 문제. 


끈으로 보드 묶어야 되는 상황 발생

드림랜드라는 비치에 서핑 트립 떠날 때 한 번은 다른 일행과 같이 간 적이 있었다. 그쪽은 차가 없어 드라이버 딸린 차를 렌트했는데, 보드 덱 있냐고 물어보니까 있다고 하더니, 막상 오니까 운전기사의 손에 노끈이 들려있었다. 저렇게 칭칭 묶어서 오긴 했는데, 저러면 보드에 딩(흠집) 날 위험이 있다고.


그래서 서핑트립을 어디 어디 다녀왔냐면, 드림랜드/울루와투/끄둥우 정도? 쿠타와 바투 볼롱, 올드맨만 알던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서핑 고수들. 어딜 가든 언제나 죽을 것 같이 무서웠지만, 두려움을 걷어내고 파도가 어땠는지, 서핑 안 해도 갈만한 곳인지 등등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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