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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저 Mar 23. 2022

빵오 쇼콜라를 먹을까? 크루아상을 먹을까? 프랑스 일상

한국에서는 중국집에 전화를 걸기 전 짬뽕을 시킬 것인지 짜장면을 시킬 것인지가 늘 고민이었는데

같은 고민을 프랑스에서도 하고 있다.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와 같은 고민이 프랑스 빵집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달라진 건 짜장 짬뽕 대신 빵이라는 거…

빵집에만 가면 늘 나를 고민에 빠뜨리는 빵 오 쇼콜라와 크루아상

외국인인 내가 보기에는 비슷한 것 같은데 그렇게 얘기하면 기분 나빠할 빵 오 쇼콜라와 크루아상이다.

두 개를 한꺼번에 먹기에는 너무 배부르고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는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거의 나의 선택을 받는 것은 빵 오 쇼콜라다.

단맛을 좋아하는 나에게 크루아상은 약간 뭐 하나가 빠진듯한 느낌이랄까,

짜장면과 짬뽕에서도 늘 기우는 쪽은 짬뽕이었다

똑같이 좋아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약간은 한쪽으로 더 마음이 쏠리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남편은 가끔 나의 이런 한쪽으로 살짝 더 기우는 마음에 서운해하기도 한다.

그건 아이들과 남편에 대한 내 사랑의 저울질에서 비롯된다.

남편과 아이들 모두 사랑하지만 어미 마음이 더 강해서인가? 반찬과 영양제는 아이들을 우선으로 챙기게 된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아이들 쪽으로 더 마음이 기운다.

빵 오 쇼콜라만 택하면 섭섭해할 크루아상의 맘은 알면서도 늘 선택은 빵 오 쇼콜라만 하게 되는…

어느 날 단골 빵집에서 마음먹고 크루아상을 사 왔다.

그리고 저녁 반찬은 남편이 좋아하는 김치 등갈비찜을 했다. 아이들은 먹지 않는 메뉴라 자주 하지 않기에 이런 저녁 반찬이 나올 때면 남편은 무척이나 자신이 ‘챙김’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더 맛있게 먹는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한 번은 빵 오 쇼콜라, 다음날은 크루아상을 번갈아 가며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면 누구 하나는 아프고 섭섭한 마음이 들 수 있다. 가족의 중심인 ‘엄마’인 나는 가족 구성원 모두를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아 그럴까,,,

오늘은 동네빵집에서 이런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빵 오 쇼콜라와 크루아상을 조그맣게 만든, 미니 사이즈를 만들어 팔고 있는 것을 발견? 했다. 원래의 체격보다 한층 더 작아진 모습이지만 난 고민 없이 이 미니들을 선택했다. 작아진 빵들을 보면서 이러면 골고루 다 먹을 수 있겠구나... 하며,

아이들에 대한 내 마음의 부피도 좀 줄여서 남편에게도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생각보다 미니 비에누와즈리 맛들이 상당히 괜찮다.

빵 오 쇼콜라 하나, 크루아상 하나를 모두 즐기며 오늘 저녁 반찬은 남편이 좋아하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라자니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메뉴가 하나로 통일이 안된 식단은 번거롭기는 하지만 모두가 즐거워할 테니 그러면 됐지,,,

내 작은 수고가 가족 모두의 입과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D



안녕하세요~ 트레저입니다.

그동안 발행한 글들 중 여러분의 사랑을 많이 받은 이야기들을 모아 '브런치 북'을 만들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기존 매거진 글들은 계속해서 연재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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