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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저 Mar 11. 2022

한국에는 있는데  파리에는 없는 것들.

프랑스 생활에서 없어서 불편한 점, 없어서 좋은 점

프랑스, 파리에 살면 왠지 낭만적이고 살기 좋을 것 같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인들은

그래도 한국처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고 한다.

낭만 도시인 줄 알았던 파리에 와서 막상 살아보니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한 것들,

한국에는 있는데, 파리에는 없는 것들,

파리 생활에서 느끼는 우리들의 소소한 불만? 들을 정리해 보았다.(물론 각자 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1. 메트로 역 화장실


한국에는 있는데  파리에는 없는 그 첫 번째는 바로 메트로 화장실이다.

메트로 역이나 고속도로 휴게실 등 공중화장실이 깨끗하고 편리하게 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의 공중 화장실 문화는 정말 최악이다.

얼마 전 오페라 스타벅스에 갔더니 화장실 문을 아예 잠가 놓았다.

이용하려면 영수증 코드가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계산하고 영수증 받자마자 휴지통에 넣어버렸으니,,,

그냥 참고 나왔다.

백하점이나 쇼핑몰에서도 유료인 화장실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휴지가 없을 때도 다반사이다.

휴지가 없는 것도 황당한데 변기커버가 없는 경우도 있다.

본의 아니게 스쿼트 자세로 용무를 보게 된다. :-))


프랑스 파리의 공중화장실의 청결 상태가 뒷목 잡을 만 하지만 그보다 더한 건,,, 그마저도 찾기 힘들다는 거다.

급할 땐 어쩌라고,,,

아이가 어렸을 때 장거리로 메트로 탈 때면 정말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 메트로 역마다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는 공중화장실이 얼마나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2. 내 아파트인데 에어컨 설치를 맘대로 할 수 없다.


황당하지만 진짜다.

파리에서는 날이 아무리 더워도 내 집에 내 맘대로 에어컨 설치를 할 수 없다.

자기 아파트에 에어컨 설치(밖에 실외기를 달아야 하는 경우)를 하려면 같은 건물의 주민들의 동의를 모두 받아야 하고 아니면 아예 아파트 전 주민이 공동으로 에어컨을 설치하던가 해야 하는데 여름에 기온이 많이 높지 않은 파리에서는 거의 희박하다. 물론 이상기온으로 폭염이 몇 년 동안 있기는 했지만 역시, 아무리 더워도 내 맘대로 외부에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집은 실외기 설치가 필요 없는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발코니 문으로 호스를 빼내야 해서 사용할 때에는 열린 문틈을 일시적으로 막아 놓고 냉방을 하고 있다. 소음도 엄청나고, 일반 에어컨보다 덜 시원하고. 사용하기도 번거롭다.

에어컨 틀 때마다 문으로 호스를 빼야 하는 불편을 겪을 때마다 한 여름에는 어딜 들어가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는 한국이 그리울 뿐이다.


3. 대중목욕탕.


한국식의 대중목욕탕은 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는 탈의 후 맨 몸상태로 들어가지만 외국에서는 수건이나 수영복을 입고 이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제일 황당한 경험 중에 하나가  바로 맨몸 상태로 다니는 우리의 목욕탕 문화라고 한다.


한국에 있을 때 일요일이면 엄마 따라 분홍 플라스틱 목욕 바구니 들고 목욕탕을 다녔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목욕탕에 가면 내게 두 팔을 벌리게 하고 '움직이지 마' 하시며 때를 밀어주시던 젊은 시절의 엄마 모습이 떠오른다. 어릴 때는 그 시간이 참 싫고 힘들었는데 :D

후끈후끈한 목욕탕에서 온 몸의 때를 시원하게 벗기고 나와 엄마가 사 주셨던 종이팩 초콜릿 우유맛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사람에게 목욕탕은 그저 목욕을 하는 곳이 아니라 이렇게 부모님과의 추억이 있는 장소라는 것을 이들이 알려나 모르겠다.  한국에는 있고 파리에는 없어서 아쉬운 대중목욕탕이다.


4. 야식 배달.


파리에서 늦은  인터넷으로 한국 먹방을 시청하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한국의 24시간 야식 배달, 이건 정말 이곳에 없어서 너무 아쉬운 시스템이다.

핸드폰 누르기만 하면 되는 한국과 달리 여기서는 만들어 먹던지, 아님 포기하던지,,,,

그나마 코로나 이후 파리도 음식 배달문화가 예전보다 더 활성화되고 서비스도 많이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아직 24시간 야식 배달까지는 안되고 있다.


하긴,, 여기서 야식 배달을 한들,,, 내가 먹고 싶은 건 족발, 순대, 떡볶이, 감자탕 같은 건데,,,

이런 야식 배달 서비스를 할 한식당이 생길일은 없을 것 같다.

정말 내가 해보고 싶은 건 늦은 밤 티브이 보면서 한국 치킨을 시켜 먹어 보는 거다.

반반 치킨~ 후라이드 , 양념  거기에 시원한 맥주 한잔! 야들야들한 닭다리에 맥주 한잔 먹으면 캬하~ 소리가 절로  듯한데,,,

파리에서 야밤에 치맥을 시켜 먹을 수 있는 그런 날이 과연   있을지... 어쨌든 우리나라의 24시간 야식 배달은 정말 매력적인 배달문화가 아닐  없다.



5. 코인 노래방


몇몇 한국식당들이 운영하는 노래방이 있을 뿐 코인 노래방이 파리에는 없다.

노래를 잘하지는 않지만 우울하고 그럴 때 한 번씩 가서

목 터지게 부르고 스트레스 좀 화악 풀고 싶을 때도 있는데,,,

노래방에서 노래한 적이 도대체 언제 적이었는지 기억도  난다.

요즘 케이팝 열풍으로  군데 생겨도    같은데 말이다.

어느 지인이 한국 노래를 부르려고 일부러 한국식당 노래방을 이용하는 프랑스 젊은 친구들도 있다고 말하던데 진짜 만약 그렇다면 파리에 한국식 코인 노래방이 생겨도 잘 될 것 같긴 하다.

누가 안 하시려나??? :D


6. 키즈카페


아이들 어릴 때 한국의 키즈카페 같은 게 파리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여름에 한국 가면 서울의 유명 키즈카페는 다 찾아다닌듯했다.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파리 근교에도 비슷한 게 있긴 한데 키즈 카페라 하기보다는 플레이 모빌이나 레고를 자유로이 갖고 놀 수 있는 곳이다. 그곳도 몇 번 가보긴 했지만 한국의 키즈카페 맛을? 이미 본 아이들의 반응은 그냥 그랬다.

특히 한국 키즈카페가 좋았던 건, 엄마들이랑 모여서 수다도 떨고 ,,,

또 아이들 맡겨놓고 내 시간도 잠시 즐길 수 있어서 -아마 그게 제일 좋았던 건 아닌지??  :-)

이런 키즈카페 하나 파리에도 있었으면 했다.


7. 빛의 속도의 옷 수선 서비스


한국 가면 늘 감탄하는 거다. 백화점에서 옷을 구입한 후 바지단 같은 건 바로 수선이 된다는 점!

시간이 좀 걸리면 택배로도 보내 주시고~

파리 백화점들도 바지단 정도는 해주긴 하는데 항상 며칠이 걸리고, 직접 찾으러 가야 한다.

사실 엄청 귀찮은 일이다.

그리고 여기는 옷 수선비도  비싸다.

그래서 웬만하면 옷을 몸에 맞춰 입으려고 노력한다.

금손인 내 지인들은 바지단은 직접 바느질하시던데,, 난 곰 손이라 거의 불가능하다.


8. 고객센터 전화 응대


한국에서는 이 고객센터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 같다.

여기도 물론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전화 응대를 친절하게 하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 거의가 편지나 메일을 써서 이의 사항을 제기해야 한다.

21세기에 아직도, 정말 아날로그 한 프랑스다.


언젠가 슈퍼에서 구입한 팬케이크에서 조그만 고무조각이 나왔다.

기겁하고 전화를 했더니 직원은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편지나 이메일을 쓰라고 했다. 기가 막히지 않나? 먹는 것에서 고무조각이 나왔는데 사과는커녕 문제 있으면 편지나 이메일을 쓰라고 응대하다니, 정말 할 말 없는 프랑스 서비스 시스템이다.

어쨌든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메일로 다시 문제 제기하고, 사진 찍어서 보냈다.

그리고 2주 후, 해당 제조사에서 다시 우편으로 사과의 편지와 함께 팬케이크 가격에 해당하는 쿠폰을 보내주었다.  솔직히 쿠폰은 안 받아도 된다. 문제가 있어서 처음에 전화했을 때 고객에게 바로 대응하는 그들의 태도에 기분이 이미 나빴다. 그래서 난 그 이후로 이 회사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복수?라고나 할까.

이곳은 늘 이런 식이다. 어쩌다 전화를 받으면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전화를 다른 곳으로 넘기거나 아니면 편지나 이메일로 보내라고,,, 정말 우리나라의 고객센터 전화응대는 최고이다.

프랑스인들이 본받아야 할 서비스 정신인 것 같다.


9. 아파트에 빨래 널 베란다가 없다.


그럼 세탁 후 어떻게 빨래를 건조할까?

집집마다 다 다르겠지만 건조기가 있는 경우엔 건조기에 말리고, 아니면 욕실 한쪽이나 거실 한 구석에 빨래 건조대를 놓고 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리는 한국 아파트같이 베란다가 아닌 작은 발코니가 있는 (없는 곳도 있음)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파트 발코니나 창문밖에 빨래를 너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처음에 모르고 빨래를 널면

옆집이든 어디든 신속한? 주민들의 의해 신고가 들어가 아파트 갸흐디엉(관리인)이 쫓아와서

빨래 빨리 걷으라고 주의를 준다. (경험자 :D)


건조기를 돌려서 안 되는 옷들은 거실 한쪽에 말릴 때도 있는데 잘 못하면 꿈꿈 한 냄새가 날 때도 있어,

이럴 때면 정말 한국 아파트의 햇살 드는 그 넓은 베란다의 빨래 건조대가 너무 아쉽다.




그래도 프랑스에서 산다고 뭐 다 나쁘지는 않다.

좋은 것도 있다.

한국에는 있지만 프랑스에는 없는~


그건 바로 C월드~

유후~



10. 시월드


어머니 죄송해요~~ :D


열 번째로 한국에는 있는데 파리에  없는 것은 바로 ‘시댁’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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