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와 팔로워를 넘어, 진짜 나를 찾는 여정
SNS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시대. 나 역시 오랜 시간 멀리했던 SNS를 다시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내가 하는 일들을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거창한 명분 뒤에는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 욕망은 어쩔 수 없이 대중의 시선과 남의 눈치를 신경 쓰게 했다.
점점 많은 팔로워, 콘텐츠의 노출, 좋아요 수에 집착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놓치게 된 것 같아 괴로웠다.
지금 내 신분은 주부이자 엄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와 비슷한 주부들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만이 내 이야기에 공감해 줄 거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한 사업자 신년회에서 만난 마케팅 인플루언서가 내 이야기를 듣더니 이렇게 물었다.
“꼭 00 맘으로 불리셔야 해요? 육아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정곡을 찔렀다.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내가 가장 행복하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육아, 투자, 부업, 독서, 글쓰기 등 관심사는 많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오래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 끝에 답은 나왔다. 바로 독서와 글쓰기였다.
그래서 나는 00 맘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오롯이 내 이름으로 책스타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팔로워 수 0명에서 시작한 내 계정은 지금도 50명이 채 안 된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지만 좀처럼 팔로워가 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던 때, <일의 감각>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한 구절에서 멈췄다.
브랜딩의 다른 말은 ‘소신을 찾아 나서는 과정’입니다.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은, 남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소신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문장은 내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내가 남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좋아요, 팔로워 수, 조회수가 높으면 그것이 곧 내가 원했던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 소신이 무엇인지, 좀처럼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남편과 대화를 시작했다. 남편은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협업하며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일을 해왔다.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한다. 하지만 처음엔 그의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남편은 자신의 소신을 따라 문제를 해결해 나갔고, 시간이 지나며 점점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 결국 그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았고, 계속해서 좋은 인연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았다. 처음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것이 결국 나의 브랜드가 된다는 것을. 책에서는 이를 ‘매력적인 소신’이라고 표현한다.
대화가 끝나고 머릿속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 동시에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이젠 정말 나의 소신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남은 것이다. 나의 침묵을 보고 있던 남편이 한마디 했다.
“지금 그런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잘하고 있는 거야.”
그 말이 어찌나 큰 위로가 됐는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소신을 갖고 산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로 믿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라는 걸 배운 하루였다. 그리고 남이 아닌 나에게 좀 더 솔직해져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