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연재를 마칩니다.
"근로소득세 내는 넌 모르는 이 종합소득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혜정아."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더 글로리》 속 대사다. 부잣집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히 무시당하던 혜정이에게, 친구가 비수처럼 던졌던 말이었다. 혜정이는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그 세계에서 '근로소득자'는 숨겨진 계급처럼 여겨졌다. 당시에는 그저 대사로 지나쳤는데, 몇 년 뒤, 그 말을 듣고 씁쓸한 현실감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 집 역시 근로소득 외에는 소득이 없었다. 그조차도 남편의 소득이지 '내 몫'은 없던 시기를 오래 겪었다. 전업주부로 살며 아이를 키우던 시간, 나는 수입 없는 사람, 경제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졌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런 마음을 알고 있을까? 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내 노력'의 결과가 아닐 때 느끼는 그 허무함 말이다.
그랬던 내가, 지난 5월 처음으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했다. 투자도 했고, 작은 사업도 시작했고, 내 이름으로 돈을 벌었고, 그 수익에 따라 세금도 냈다. 그 순간, 문득 그 드라마가 떠올랐다. "난 이제 종소세 낸다, 혜정아…" 오롯이 나의 노력만으로 이뤄낸 일. 어쩌면 지금의 나는, 그 혜정이를 무시했던 금수저 친구들보다도 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한때 나는 매일같이 자문했다. '내가 다시 돈을 벌 수 있을까?' '엄마 말고, 나라는 이름으로 뭔가를 이룰 수 있을까?' 아마 이런 질문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경력이 단절된 채 육아에만 매진하다 보면, 사회적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어서 조금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 질문에 답을 찾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멘탈을 붙잡기 위해 책을 읽었고, 글을 썼다. 투자 실패로 돈도 많이 잃었고, 건강도 나빠졌고, 잠시 엄마의 자리를 비워둔 나를 기다리느라 내 아이들은 많이 지쳤었다. 성과를 내지 않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 내야만 해.
이를 악물고 꼬박 3년의 시간을 투자에만 몰입했다. 그리고 추가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공유숙박업을 시작해 지금은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은 현금흐름도 만들어 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만의 수익 구조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 끝에는, "종소세 신고 완료"라는 기분 좋은 마침표가 찍혔다.
내가 걸어온 이 여정에는 언제나 책과 글쓰기가 있었다. 이 에세이는 그런 여정을 따라가는 기록이다. 돈을 버는 과정이자, 자존감을 회복하고 존재를 증명해 낸 이야기다. 16화에 걸친 이 연재를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실패도 성공도, 좌절도 희열도 모두 나의 성장 과정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혹시 지금, '나도 뭔가 시작해보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글이 조용한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작게 시작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용기다.
나는 이제 종소세를 낸다, 혜정아. 그리고 이 말이, 내 인생에서 가장 유쾌한 한 문장이 되었다. 이제 나의 다음 여정이 시작된다. 돈 버는 취미는 이제 진짜 취미가 되었고, 앞으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일. 내 경험과 지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하는 일.
그것이 바로 내가 꿈꿔왔던 진짜 '나다운 삶'이다.
지금까지 《엄마의 돈 버는 취미》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이야기로 곧 만나 뵐 그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