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잃고 찾은 진짜 원하는 취미
프롤로그에서 나는 물었다. '남편 없이도 살 수 있을까?'
그 질문에서 시작된 여정이 14개의 이야기를 거쳐 지금 여기에 도착했다.
돈 버는 취미를 찾겠다고 나선 길에서, 나는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 시작한 일들이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나도 인정받고 싶었다. 남편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생산적이고 위대한 일이냐고 항상 나를 인정해 줬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나는 한발 더 나아가고 싶었다. 엄마가 자기 아이를 키우는 건 당연한 거고, 엄마가 아닌 '나'로서 무언가 업적을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그걸 증명해 주는 건 바로 돈이었다.
내가 얼마를 벌 수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나는 돈이 내 능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남편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다가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하지 않고 돈을 불릴 수 있다는 것에 혹했던 것 같다.
잘 모르는 주식에 덤볐다가 크게 손해를 보기도 했고, 부동산 투자를 잘못해서 1억을 잃기도 했다. 스스로 많이 자책했고,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하는 게 그렇지 뭐... 스스로 못난 사람 취급을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붙잡아 준 건 남편이었다. 괜찮아. 잃어봐야 벌 수 있다고 용기를 줬고, 한 번도 나를 책망한 적 없었다.
사실 그럴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반드시 이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다. 끊임없이 주식 공부를 했고,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관심 있는 지역의 아파트를 전부 임장 했다. 멘털이 흔들릴 때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또다시 부동산을 드나들었다. 그렇게 두 번째 투자를 했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실력, 그리고 돈이었다. 투자만이 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려면 다른 수입원을 만들어야 했다. 역시나 육아를 하며 내가 일하지 않고 자동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고, 그게 공간임대였다.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숙박업으로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었다.
부동산 공부를 오래 했기에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에 익숙했다. 물론 매물을 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갈고닦은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부동산에 대한 이해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현금흐름을 만들고 나니 나는 한시름 놓았다.
매달 저축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 투자를 하느라 월세를 살고 있는데, 월세를 내고도 충분한 돈이 남았다. 하지만 안정된 수익이 생긴다고 해서 마음까지 단단해지는 건 아니었다. 여전히 나는 매일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를 되뇌고 있었다. 투자의 실패를 복기하느라 쌓인 책들이 있었고, 그 책들 사이에서 문득 '글쓰기 관련 책'을 집어 든 적이 있다.
거기서부터였다. 글을 읽고, 쓰는 일에 내가 다시 숨 쉬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 건. 그건 돈과는 상관없는 충만함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내가 경험한 것들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일이 이렇게 즐거울 줄 몰랐다.
사람들의 좋아요 반응만으로도 큰 행복을 느꼈다. 돈이 들어올 때보다, 투자 수익이 날 때보다도. 책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더욱 확신했다. 방송작가라는 타이틀로 살아온 시절 나는 끊임없이 진정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갈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진짜 원했던 건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스토리텔러가 되는 것이었다.
작가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은 좋지만 왠지 어깨가 무겁다. 완성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라온다. 하지만 스토리텔러는 다르다.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 완벽하지 않아도, 아직 진행 중이어도 괜찮다. 진짜라면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이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내 실패와 시도, 그리고 회복까지 이어진 모든 이야기. 아름답고, 고유한. "미고스토리(MIGO STORY)".
그렇게 나의 브랜드이자 삶의 이름이 태어났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다. 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가 용기를 얻고, 위로받고, 꿈을 꾸게 만드는 것.
나는 그 이야기들을 세상에 전하는 스토리텔러로 살아가고 싶다. 돈 버는 취미를 찾으러 시작한 여정에서, 나는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발견했다. 경제적 자유도 중요하지만, 진짜 나다운 일을 하며 사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의 돈 버는 취미를 찾는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만, 미고스토리는 이제 시작이다.
(물론 돈도 벌 거다. 많이.)
아직 에필로그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성장할 저와
새롭게 시작할 연재도 기대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의 돈 버는 취미> 정주행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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