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투고, 거절, 그래도 계속 씁니다.
“보내주신 원고를 검토한 결과, 저희의 방향과 맞지 않아 반려 메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좋은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투고해 주신 원고를 검토하였으나, 아쉽게도 저희의 방향과 맞지 않아
이번 작품은 함께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지난 3월, 나는 출판사에 에세이 기획안과 원고를 보냈다. 며칠을 잊고 지내다가 메일함을 열었고, 그 안에는 출판사에서 온 메일이 있었다. 제목부터 느낌이 싸했다.
‘원고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라는 반전이 기다리는, 그런 문장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또 다른 출판사에서도 메일이 왔다. ‘원고 검토 결과 알려드립니다.’ 굳이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은 뻔히 보였다. 사실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니지만, 메일을 열어보며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았던 내 모습이 스스로 좀 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출판사에서는…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소재가 너무 흔했나? 내 글이 별로였을까?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을 썼어야 했나? 아니면 내가 인지도가 1도 없어서? 어떤 이유든, ‘내 글이 책이 되지 못했다’는 결과는 썩 유쾌하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출판사의 방향과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야만 다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왜 책을 내고 싶었을까. 사실 책을 낸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예외는 있다. 내 롤모델인 죠앤 롤링 같은 사람들처럼.
나에게 책을 낸다는 건, 내 정리된 경험과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도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걸 ‘책’이라는 결과물로 증명받고 싶었다. 작은 명함 한 장보다, 내 이름이 적힌 한 권의 책이 나를 설명하기에 더 멋지게 느껴졌고, 혹시 모를 강연이나 부수적인 수입도 떠올렸다. 왜냐하면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이니까. 그걸 굳이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말 바랐던 건 돈보다 더 큰 기회를 여는 문이었다.
그 문이 바로, 출간이었다.
“책을 내고 싶다고? 그거 돈도 안 되는데?”
누군가 내게 그랬다. “차라리 SNS를 열심히 하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글을 쓰는 일이다.
한때는 나도 생각했다.
“책은 뭐 아무나 내나.”
그건 유명한 사람들이나, 돈을 많이 벌어본 사람들, 혹은 고학벌에 박식한 지식인들이나 문예지에 등단한 작가들만이 낼 수 있는 거라고. 그래서 시도조차 못했던 시간을 지나 이제야 비로소 나는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 본 사람이 되었다. 물론 허무하게 거절당했지만, 나는 분명 한 걸음을 더 나아간 셈이다.
그 출판사와 방향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내 글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다음번엔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분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거절당한 경험조차도 또 다른 글이 되었다.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고, 같은 꿈을 꾸는 누군가와 나를 연결해 주는 이야기가 되었다.
브런치에만 봐도 출간한 작가들이 많고, 내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이미 책을 낸 작가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가끔은 염탐하듯 보며 ‘나는 어떤 노력을 더 해봐야 할까’ 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책은 뭐 아무나 내나' 생각했던 나에게, 그들이 말해주는 듯했다.
대단히 유명하지 않아도, 대단히 부자가 아니어도, 대단히 똑똑하지 않아도 책은 쓸 수 있다고.
물론 그들과 나 사이엔 아직 한 끗 차이가 있다. 그리고 나는 그 한 끗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니 오늘도 글을 쓴다. 거절이 끝은 아니라는 걸, 언젠가 내 글도 책이 될 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서. 어쩌면 그 한 끗은, 계속 쓰는 사람만이 알게 되는 무언가일지도 모르니까.
글 쓰는 애서가 '미고스토리' 인스타그램 @migo.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