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맘, 부동산 투자에 도전하다.

드라마 작가의 꿈을 포기하고 부동산 투자자가 되기로 결심한 진짜 이유.

by 미고

#노후준비로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다


우리 아버지는 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회사의 월급만으로는 노후 대책이 없다는 걸 일찍이 깨닫고 집 보증금만 빼고, 모아둔 돈과 내 통장에 있는 돈까지 모두 끌어다 주식에 투자를 했다.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전업 투자자가 되겠다며, 회사도 그만둔 상태였다. 내가 고3이 되는 시점이었으니 딱 1년만 더 버티셨으면 대학 등록금도 지원이 되는 상황이었다. 안타깝게도 난 그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빚을 안고 사회에 던져졌다. 그때는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년 뒤, 나는 또 다른 아버지를 만났다. 바로 우리 시아버지다. 공기업에 다니시다가 IMF 이후, 강제 퇴사를 하시고 사업을 시작하셨다. 남의 집 주차장 창고에서 신혼을 보내시다가 이사 7번 만에 강남에 집을 장만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시세차익을 크게 얻어 만족할만한 노후를 보내고 계신다.


나는 두 아버지의 선택과 결과에 대해 주목했다. 첫 번째는 확실히 큰돈을 벌기 위해선 투자를 해야 된다는 사실과 두 번째는, 주식은 위험하고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방법이라는 것이다. 초보자다운 생각이었다. 이런 논리라면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맞았겠지만, 종잣돈을 모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니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 세계적인 부자 워런 버핏도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지. 주식도 잘만 하면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적당히 주식 관련 책 몇 권과 유튜브를 보고 난 후, 나는 바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일단 적은 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가격이 오르내리는 걸 직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매일 조금씩 용돈 벌이를 할 수 있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다. 초심자의 행운이 나에게 찾아와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단타, 공모주를 하면서 용돈 정도의 돈을 벌었다. 그러나 행운도 잠시, 빨간 그래프를 보는 날보다 파란 그래프를 보는 날이 더 많았고, 점점 주식에 대한 흥미를 잃어갔다.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게 답인 것인가. 내가 너무 쉽게 돈을 벌려고 했던 건 아닌지 반성의 시간을 거친 후, 드디어 결론을 내렸다. 노년에도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 그것이 노후 준비의 첫 시작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나는 나이에 제한이 없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 아버지도 나에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보라고 권한 적이 있었고, 무엇보다 동네에 흔히 볼 수 있는 부동산 사장님들도 대부분 중년 이상의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잠깐 사귀었던 오빠도 공인중개사였는데, 요즘엔 젊은 사람들도 많이 도전하는 직업이라 더 구미가 당겼다. 어쩌면 부동산 일을 하다 보면 투자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어서 중개수수료 외에 투자 수익으로 버는 돈으로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었다. 그렇다. 열심히 근로소득으로 노후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 놓고는 내면 깊은 속엔 투자에 대한 미련의 씨앗이 꿈틀대고 있었던 것이다.



#애둘맘이 되자 또다시 찾아온 조급증


공인중개사 시험은 일 년에 한 번 치르게 된다. 나는 2년에 걸쳐 두 번 도전했는데, 처참한 성적으로 떨어졌다. 첫 번째는 드라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시험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학습량이 많이 부족했고, (내가 이 시험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두 번째는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후에 젖몸살을 참아가며 시험을 치르느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쳐두자.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이사 준비, 손가락 골절 및 인대 파열, 그리고 육아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신이 없었고, 그렇게 ‘공인중개사’라는 목표는 내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갔다. 아이는 어느덧 16개월이 되었고, 드디어 젖을 뗐다. 이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어, 연애 시절 남편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면 늘 가던 호텔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얼마 만에 마셔보는 맥주인가, 임신기간까지 포함하면 자그마치 26개월, 2년 하고도 2개월 만이었다.


무엇을 위해 모유수유를 그렇게 독하게 했는지, 첫째 아이는 태어난 산부인과에서의 이틀을 제외하고 분유를 먹어본 적이 없다. 둘째가 생기면 일찌감치 단유를 하고 어린이집도 빨리 보내고, 좀 더 편하게 육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 첫 아이가 돌이 지나니 육아에 익숙해졌는지,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둘째 계획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새해가 밝았고, 우리 가족에게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것이다.

남편은 외동에 부모님의 맞벌이로 늘 외롭게 자랐고, 나도 동생들과 각각 8살, 13살 터울이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워서 늘 외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자녀는 둘을 계획했었고, 이왕이면 2년 터울로 낳기를 바랐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바람대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임신만 하면 찾아오는(?) 조급증이 오랜만에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서 와, 그동안 잘 지냈지?” 이제는 정말 큰일이다. 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이다. 심지어 둘째도 아들이란다. 나의 경우, 거의 모아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남편이 혼자 결혼자금을 마련하느라 많이 애썼다. 신혼집은 서울의 시부모님 집에서 시작했고, 1년 반 뒤에 경기도에 전셋집을 얻어서 살게 되었다. 그나마 시댁에 여유가 있었기에 결혼 허락부터 우리의 신혼집 마련까지 수월하게 진행한 편이었다. 요즘은 남자와 여자가 결혼자금부터 신혼집 마련도 반반으로 준비하는 추세임에도 타박 한번 없이 나를 받아준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 아들들도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될 때,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포기하고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부모로서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으로 돈을 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먼저 본보기가 되어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우리 부부가 이 아이들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편은 이미 가장으로서 열심히 돈을 벌어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고, 문제는 나다.


현재의 나의 포지션은 무엇인가. 간간히 글을 써서 돈을 벌긴 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일회성 프로젝트만 일을 골라하느라 꾸준하진 못했다. 그렇다면 나는 작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드라마 작가 지망생인가? 웹드라마로 입봉은 했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으니 무명작가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이것만큼은 명확하다. 나는 전업주부, 전업맘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문제라는 건 결코 아니다. 남편의 월급은 정해져 있고, 1년에 우리가 모을 수 있는 돈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는다. 남편이 고정값이면 내가 바로 변수인 것이다. 나 역시 우리 가정의 공동책임자로서 우리의 자산을 불려 노후를 준비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서포트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정말 닥치는 대로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었다. 전업주부가 부업으로 월 300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부터, 사업 실패로 전재산을 잃고도 다시 일어나 유럽에서 도시락을 팔아 2000억 자산가가 된 여성 사업가의 이야기까지. 우리나라의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부자들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어떤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돈 버는 방법을 모르니 일단은 성공한 사람들을 따라 해 보며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이었다.


부자들은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는데, 여기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부자들은 부모에게 유산을 상속받지 않은 이상, 사업을 하거나 주식에 투자하거나 그리고 결국엔 부동산 투자를 통해 큰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할 때가 온 것만 같았다. 현실적으로 남편 월급으로 생활하는 전업맘이 사업, 주식, 부동산 세 가지를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나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집’이라는 부동산이었다. 결혼 전부터 이사도 많이 다녀봤고, 나름 공인중개사 시험도 2년이나 준비해봤기 때문에 편하게 다가왔다.


카테고리를 좀 더 좁혀 부동산 투자에 대해 공부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한 유튜브 채널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의 상황과 조건에 딱 맞는 부동산 투자법을 가르쳐주는 채널이었다.


첫째,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며 할 수 있는 투자

둘째, 남편의 월급만으로 할 수 있는 투자

셋째, 내가 할 수 있는 투자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서 실제로 원하는 목표 금액을 벌 수 있는지의 여부 또한 중요했다. 이게 정말 가능하다고? 난 이곳에서 말하는 부동산 투자방법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게 공부해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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