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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J Aug 28. 2022

외노자의 삶 3. 일 년 더 있고 싶어..?

1년 더 외노자. 워킹홀리데이 세컨드 비자




워킹홀리데이라는 비자로 호주에 온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호주에서 일도 하고 여행도 할 수 있는 1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1년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비자 연장을 할 수 있다.

그것을 세컨드(워킹홀리데이) 비자라고 부른다.


이 세컨드 비자 즉 1년 더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얻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서 특정 업종에 일정기간 동안 일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3-4개월 동안 호주 시골에 있는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거다. 보통 많이 가는 곳이 브리즈번 근교의 농장들인데, 다양한 작물이

항상 많아서 돈이 된다고 중개인들이 허위광고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뭔가 징그럽고 일이 힘들 것 같은

고기공장들 보다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일 것이다.


세컨드 비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고려하거나 들어봤을 법한 딸기농장에는, 소위 ‘슈퍼바이저’라 불리는 하는 사람이 그 지역에 렌트하우스 세네 개를 돌리면서 썬 브리즈번, 호주나라 등 웹사이트에 구인 광고를 올려서 ‘일 많다, 일주일에 1500불 번다.’라고 사람들을 꼬드겨서 농장 일 소개해주고, 일하러 온 사람들에게 방 렌트비 받아서 돈 버는 사람들이 많다.



막상 가보면 일이 많기는 고사하고, 보통은 시급제가 아니라 능력제 이기 때문에 생전 딸기라곤 맛있게 먹어 본일 밖에 없는 우리들이 딸기를 딴다면... 방값도 못 버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슈퍼바이저라는 사람들은 가기 전에는 자기네들이 다 책임질 것처럼 설명 하지만 막상 가보면 전날 술 먹다 뻗어서, 피곤해서 등등의 이유로 새벽에 일하러 가야 하는데 픽업도 안 오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이유들로 농장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방 디파짓도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참 많다.

왜 이렇게 부정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냐고?

개인적인 경험담이다.

브리즈번 근교 카불처의 한 딸기 농장

농장 에서의 처참한 생활을 뒤로하고

그래도 세컨드 비자 취득 조건을 맞추기 위해 공장으로 가면 사정이 좀 나을까?


일단 슈퍼바이저 한두 명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워커들이 모집되는 농장에 비해 공장은 좀 더 체계적이다.


일반적으로는 공장에 딸린 한인 에이전시에 연락을 해서 일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면, 어느 지역에 있는 공장에 사람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그럼 그쪽으로 지역을 이동해야 하는데, 호주가 워낙 큰 나라이다 보니 공장 위치에 따라 14~16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할 수도 있다.


공장 중에서도 고기공장에서 일하게 될 경우

큐피버주사 라는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데, 가축을 통해 전염되는 병을 예방한다고한다.

큐피버 주사의 부작용이라고 네이버에 검색하면 불임, 남성의 성기능 저하가 있다는 글이 종종 나오는데 의사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두통, 오한, 발열 등의 감기 증상이 있을 수는 있다.


주사를 맞고 나면 ‘인덕션’이라는 걸 본다. 공장 측의 신체검사와 안전교육인데, 간단하게 키와 몸무게, 혈압을 재보고, 10~20kg 정도의 물건을 들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어깨나 목, 허리 등을 다친 적이 있는지 물어보고 통증이 있는지도 물어본다.

다친 적이 있거나, 아픈 사람은 일을 시켜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파도 아프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까지 통과하고 나면 한두 시간 정도 안전하게 공장에서 일하는 법 등을 교육받고 공장 투어를 시켜준다.   


주사 맞고 신체검사 합격하고 교육받아 일을 시작하게 되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이제부터는 단순노동의 지루함과 육체노동의 힘듦을 동시에 견뎌야 한다. 고기들을 신선하게 유지해야 하는 고기공장 특성상 작업장 내부는 아주 춥다. 발은 양말 두 개 혹은 수면양말을 신고, 유니폼 안에 두꺼운 옷으로 보온을 한다고 해도, 얇은 라텍스 장갑만 끼고 고기를 만져야 하는 손은 하루 종일 시리다.

하지만 농장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입과 안정적으로 나오는 쉬프트 때문인지, 대부분의 워홀들은 공장이 더 나았다라고 말한다.


쉽지 않았겠지만, 세컨드 비자까지 취득해서 일 년 더 있을 수 있게 된 이들에게 정말 고생했고, 앞으로도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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