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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Nov 22. 2023

독일에서 만난 어른아이가 되어버린 청소년들

내 아들 생파에서.

14살이 된 아들의 생일파티이다.

볼링장에서 아이 학교 친구들 6명을 초대해

작게 파티를 열었다.

볼링도 치고, 식사도 가능한 파티하기 딱 좋은 장소.

독일 아이들 둘,

한국 아이들 둘 ( 내 아들과 딸)

그리고 코소보에서 온 아이

팔래스탄에서 온 아이

필리핀 혼혈 독일아이.


대부분 독일 아이들은 태어나면 독일부모님과 평화로운 삶이 당연한 일이다.

 잔디가 깔린 집, 부모님이 소유한 자동차, 각자의 방,

여러 가지 게임기들, 여유로운 휴가와 스포츠, 다양한 경험들.

 우리 아이들처럼 부모가 주는 삶을 잘 살고

있다. 하지만 나와 남편이 본 외국이서 이민 온 아이들은

이미 너무 성숙한 어른 같은 느낌이었다.


13살 "반아"라는 여자친구는 이미 작년부터 아침에

일어나 도시락을 스스로 싸간다. 엄마가 재혼남과 갖은 신생아가 있던 터라, 언니도 있다지만, 각자도생 느낌.

그래도 불만 없이 볼 때마다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반아도 어릴 때 국제학교에 다닌 경험이 있어서 영어가 유창해 그 계기로 아들과 찬해졌다고 들었다.

아들말로는, 반아가 그전 생부에게서 구타를 많이

당해서 지금도 악몽을 자주 꾼다고 했단다.

나와 친하지는 않지만, 난 반아를 보자마자

안아주고 싶었다. 심지어 반야는 내 아들의 스쿨맘이자, 코치, 친구, 잔소리쟁이 여러 역할을 하는 듯하다.

ㅎㅎㅎㅎㅎ



13살  코소보에서 온 남자아이가 나에게 영어로 남편과는 어떻게 만났는지를 물어본다.

남편과 내가 영어로 대화하니, 아 이 아줌마가 독일어가 잘

안되나 보다. 나도 영어로 물어봐야지? 했던 걸까?

귀여운 녀석.

(보통 이 나이쯤은 어른에게 궁금한 것도 없고, '네' 혹은 '아니요' 로만 대답하는데, 나에게 나에 대해서  뭔가 물어본다는 게 정말 신선했다)


나도 아이에게 질문,

날씨 안 좋은 주말에는 집에서 뭘 하며 지내니? 묻자

 읽고, 집 정리하고,..


정리정돈을 한다고??? 정리정돈을 스스로???

놀랬더니,

아이말이, 엄마는 매일매일 일을 하러 가서 자기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는

다른 아이들이 다 먹은 케이크 접시며, 포크를 일일이 수거하더니

나에게 다 챙겼다고 준다.


아니, 뭐 이런 아이가 다 있어??


2차로 맥도널드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는데

아이들이 말한다.

자기 아빠는 코소보에서 전쟁에 나갔었다고,

그러자 팔래스탄에서 온 친구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를 한다.

한 친구는 엄마 쪽 가족이 지금도 이스라엘에 살아서 지금

전쟁이 너무 무섭고 잔인하다고..


그 주변에 철없는 13,14살 아이들.. 그리고 나,

이건 뭐지?? 이런 느낌으로 옆에서 듣고 있다.


가족 중에 전쟁을 겪어 본 아이들

이미 어른들의 잘못으로 벌써 성숙해진 아이들.


남편이 아이들을 집에 다 바래다주었는데,

그 코소보에서 온 친구가 남편의 10년도 넘은 올드카에 타더니,

이게 비행기야? 자동차야?라고 혼잣말을 하더란다.

그게 뭔 말이야?? 남편에게 물으니,

"차에 버튼이 많고 그래서 자기 아빠차보다 옵션이 많으니까

비행기처럼 뭐가 신기한 게 많아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남편이 말하길,

이미 지리적으로 비싼 동네에, 좋은 집을 짓고 사는

독일 친구들을 내려다 주고,

그리고 다음에 그 친구를 내려다 주는데

뭔가 마음이 복잡했다고 한다..

(독일 한 친구가 수영레슨이 있어서 먼저 내려줘야 했다)


그날 생일파티를 하고 한참을 남편과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환경에 의해 성숙해진 아이들과 이 물질적인 풍요로움의  삶과 주어진 것들이  너무나 당연한 미성숙한 아이들.



결론은

아이들이 독일에서 좋은 교육받고 잘 자라서 아이들 미래에는 평화로운 삶만 있기를 바라본다.


남편은 확실히 김나지움 다니는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캐릭터도 좋고, 예의 바르고 이 그룹 맘에 든다며

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이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살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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