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 보는 용기

by 로윤로윤

내 나이쯤 되면 주변 친구들의 고민이 비슷해진다.

아이는 어느 정도 컸고, 다시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무언가 새로운 걸 시작해보고 싶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생각만 할 뿐 좀처럼 시작하지 못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릴 때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배우고 싶은 건 무엇인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부터 천천히 생각해 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는지, 그게 결국 인생의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언제 행복해지는 지조차 잘 모른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득 잘 살고 있는 건지, 이 방향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던 시기가 있었다.

그렇게 바라던 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이전의 나를 잠시 내려놓아야 했다. 하루는 아이의 일정으로, 하루는 회사의 일정으로 나뉘어 흘러갔고 그 사이에서 ‘나’라는 사람은 자주 뒤로 밀려났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시간은 매일이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 선택들은 대부분 버티는 쪽에 가까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디다 보니

문득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견디며 버티는 시간을 보낼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문득 ‘해리포터’의 작가 이야기가 떠올랐다.

J.K. 롤링은 ‘해리포터’를 쓰기 시작했을 때 이미 많은 것을 잃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혼을 했고,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걱정해야 했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그녀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실패는 나에게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모두 걷어내주었다.” 남은 것은 이야기였고, 그것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나는 생각했다.

시작이 늦은 게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붙잡고 있어서 시작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 하고.

그래서 나는 붙잡고 있던 많은 것들을 조금씩 내려놓기로 했다.

남들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과, 남들보다 빠르게 가고 싶다는 직장인의 고달픈 숙명마저도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 봤다.

그래서 나는 하루를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마지못해 일어나는 아침이 아닌 조용한 새벽을 선택했고, 그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디에 내놓긴 부끄러운 글일 수 있지만 글쓰기는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잘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한 번은 끝까지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는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시작해 보는 용기 덕분에 이 글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세상의 많은 마흔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