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지에서 읽은 책
매거진 B 에서 새로운 단행본 시리즈가 나왔다.
이름하여 ‘JOBS’
#일 #사람 #인터뷰 이런 키워드 만으로도 둠칫 둠칫 하는데, 무려 첫 번째로 선정된 직업이 에디터이다. 포털의 뉴스 에디터, 포털의 메인 편집자로 꽤나 긴 시간을 일했던 나에겐 애증의 (!) 키워드 이기도 하다.
완독까지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몰입했고, 읽고 나니 왠지 나의 이야기도 발산하고 싶은 생각에 이제는 '과거의 일' 이 되어버린 포털 편집자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들을 브런치의 첫 글로 담아보았다.
“브랜드가 어떤 사람이 만들어낸 상징적인 결과물이라 하다면, 그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은 실체에 가깝고, 우리가 그 사람을 조명하는 것은 본질로 한번 더 들어가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브랜드의 이면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어떤 사람의 일, 직업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차원의 브랜드 이야기일 겁니다. (p.13)
Q1. 포털의 편집자는 어떤 일을 하나?
포털의 주요 지면 (주로 메인)에 콘텐츠를 배치하고 운영/관리하는 업무. 메인에 유통하는 콘텐츠 pool을 제안하거나, 이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판형을 기획하기도 함. 콘텐츠 유형은 크게 뉴스 (포털 제휴평가위원회 통과 매체)와 비뉴스 (제휴 CP, UGC 등)로 나눌 수 있음.
Q2. 레거시 미디어 편집자와 다른 점은?
뉴스/비뉴스, 콘텐츠 카테고리 (주제별)에 따라 상이하나 온라인 지면의 특수성을 반영한 실시간성-시의성 판단이 중요함. 불특정 다수의 접근이 가능한 만큼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고 선정적인 내용은 지양함. (포털의 메인판은 초등학생도 볼 수 있으므로) 레거시 미디어 편집자와 비교한다면, 에디터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서는 안 되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 어쩌면 존재는 하나 드러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일 수도..
Q3.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대중의 관심사에 따라 콘텐츠를 빠르게 선별하는 순발력. 실시간 이슈를 캐치업 하고자 하는 세상만사에 대한 호기심. 이용자의 흔적으로 남는 다양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해석하는 능력..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우선하는 것은 장시간 데스크 업무를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인내심.
Q4. 현재의 위치는?
신문과 잡지의 에디터가 인쇄 매체의 쇠퇴로 사라져 갔다면, 포털의 편집자는 AI-알고리즘 편집으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 네이버 뉴스는 2019년부터 에디터에 의한 뉴스 편집판 종료-> 100% 알고리즘 편집으로 대체함. 포털의 편집 직군은 서비스 기획이나 콘텐츠 매니저, 제휴 등으로 업무 영역이 확장되거나 role 자체가 리셋되고 있음.
Q5. 업에 대한 나만의 정의
포털의 첫 화면이 온라인 세상으로 진입하는 '관문'이었던 그 시절은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느낌) 첫째도 둘째도 '속보' 그리고 '단독'이었음.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기사 어드민에서 행여나 속보를 놓칠까 화장실도 맘 편히 못 갔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이 업은 시간을 달리는 사람들이란 생각. 매거진의 피처 에디터는 취향이 곧 자산이라고 하나, 포털의 메인 에디터는 오늘도 분명 실시간과 싸우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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