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지금 봄이다.
새소리는 쉴 새 없이 고요한 정적을 깨우며...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외친다.
주택가에 위치한 나의 집은 새소리를 빼곤 너무 고요하다.
첨에는... 집집마다 사람이 살고는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차고에서 차를 타고 들고날고 하니... 거기에다 우리 집은 길가 쪽이 차고가 있는 곳이어서 일부러 밖에 나가 서 있지 않고서는 간혹 산책을 하는 사람조차도 볼 수 없다.
그러니 사람 구경을 하려면... 나도 차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바쁜 시절이 지나고~
무료한 일상으로 접어들 무렵...
남편은 우리도 평생을 바쁘게 살았으니... 이제부턴 한 가지씩이라도 취미생활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했다.
참 우습게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바쁠 때는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많더니... 시간이 주어지니 무얼로 그 시간들을 채워야 할지 막막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텃밭이었다....
'텃밭 가꾸기'로 취미를 정했지만...
그동안 방치했던 정원부터 손을 대야 텃밭이 만들어질 정도로 정원은 말 그대로 개판이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남편과 나는 집을 뺑 둘러싼 쓸모없는 나무부터 잘랐다...
발동이 걸린 남편은 첨으로 전기톱도 잡아봤고~ 페인트도 칠했으며... 과일나무도 심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후론...
남편은 텃밭에 영~ 관심이 없었고... 몇 주에 한 번씩 잔디를 자르고 일 년에 한두 번 나무를 다듬고 여기까지가 남편의 몫이다.
나머지 텃밭은 나의 몫이고... 나의 영역이다.
참 신나는 일이다~
완전하게 나만의 공간이 생긴 셈이니까~
나는 오늘도...
어렵게 구한 귀한 한국의 산나물 3 총사에게 아침인사를 건네며~ 텃밭에 물을 준다...
먼 곳까지 와 줘서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