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가이드, 편의점 알바, 스타벅스 트라이얼
1)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 구하기에 앞서 아유모(아일랜드 유학생 모임) 사이트를 소개한다.
아유모 사이트 : http://cafe.daum.net/melodynara
아유모는 국내 최대 아일랜드 어학연수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연수 정보 커뮤니티로, 나 역시 아일랜드에서 관광 가이드로 잠시 활동할 때 정보도 아유모 다음 카페에서 얻었다. 아유모 카페 공지에 시골 백수 님이 작성한 '아일랜드에서 일자리 구하는 방법 정리 그리고 팁'을 보면 아일랜드에서 JOP 구하기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또한 아유모는 JOB 구하기 외에도 아일랜드 렌트, 벼룩시장에서 필요 물품 구매 및 판매, 그리고 더블린 현지 생활에 필요한 비자 발급부터 다양한 정보가 있으므로 아주 유용하다.
2) 아일랜드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기
영국과 아일랜드를 오가며 글로벌 여행 가이드로 일하게 된 경험을 공유한다. 아유모 사이트에 올라온 구직 정보를 보고,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낸 후 면접을 봤다. 한국의 롯데관광, 한진관광, KRT 등에서 진행하는 한국의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아일랜드와 영국을 오가며 가이드 하는 일이었다.
면접은 시티 내 카페에서 가이드 회사 대표님과 실장님, 그리고 또 다른 가이드 지원자들도 함께 봤다. 대학 때 호텔관광경영을 전공했고, 주말을 이용해 국내 여행 가이드로 활동한 내게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가이드 회사 대표님 역시 내게 기대를 하는 듯 보였으며 나 역시 다른 지원자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메인 가이드가 되기까지 무급으로 일했다. 수습 가이드는 짧게는 1박 2일 길게는 7일~15일가량 메인 가이드의 보조 가이드가 되어 함께 일정을 소화하면서 수습생 교육도 받아야 했다. 2~3회 가량 수습 가이드의 경험을 쌓아야만 메인 가이드로 선발될 수 있었다.
메인 가이드의 선발 기준은 가이드 회사 대표님의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에 달려 체계란 없었다. 그야말로 대표님 눈 밖에 나면 수습만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과 메인 가이드가 되기까지 몇 달이 걸릴지 기약이 없다는 점은 감수해야 했다. 메인 가이드가 되기만 하면 아일랜드에서 학생 신분 치고는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메인 가이드가 확실히 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일종의 모험을 해야 했다.
수습생 교육이라는 것 역시 정해진 시간과 스케줄, 커리큘럼이 있는 게 아니었다. 어학원에 Holiday를 신청하고 대기하면서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다가, 대표님이 호출을 하면 짐을 꾸려 합류해야 했다. 호출이 없으면 언제까지고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학원과 병행하기도 어렵다.
지금 생각하면 불합리한 조건임에 분명한데 당시에는 당장 Job이 필요했기 때문에 모험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습 기간을 거치면서 나는 삶이 녹록하지 않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메인 가이드가 되기까지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쌓이며 삶이 피폐해져 갔다.
퇴사 후, 행복하고자 떠나온 여정이었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선택한 것이니 후회는 없다.
하지만 앞서 경험한 선험자로서 누군가 아일랜드에서 여행 가이드에 도전하고 싶다면 말해주고 싶다.
돈과 시간이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유학생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처럼 돈과 시간이 없는) 유학생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더욱이 어학원에 홀리데이까지 신청하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수습교육 기간을 견딜 자신이 없다면 말리고 싶다. 자칫 잘못하면 아일랜드에 온 목적인 어학원 수업(영어 능력 향상)과 글로벌 친구들과 즐겁게 공부하며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유학생활을 모조리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여행가이드에 도전한다면 최선을 다해 꼭 메인 가이드가 되어 보라고. 글로벌 여행 가이드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실력과 경험이 쌓인다면 그만큼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매력적인 Job이다. 게다가 세상에 헛된 일은 없지 않은가. 내 선택에 스스로 책임질 줄 안다면 훗날 그 실패로라도 배울 점은 분명 있을 테니 세상에 실컷 깨지더라도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도전해보라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3) 아일랜드 어학연수의 장점
만 32세까지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가능한 나라가 꽤 많다. 한국-아일랜드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1년간 머물 수 있지만, 워홀에 떨어졌거나 만 32세가 넘었을 경우 아일랜드 어학원 등록과 함께 비자 취득이 가능하다.
2015년. 내가 아일랜드에 갔을 당시에는 6개월 어학원 등록 시 어학원에서 6개월 holiday를 허용하여 아일랜드에 머물 수 있는 1년 비자가 가능했는데. 현재는 6개월 어학원 등록 시 2개월 holiday 허용하여 총 8개월 머물 수 있는 비자가 가능하다. 이후, 더 머물고 싶다면 어학원을 새로 등록하거나, 워킹 비자가 가능한 일자리를 구해 비자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
영국이 파운드 깡패라 불릴 만큼 물가가 비싼 반면 아일랜드는 한국 물가와 비슷하며,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아일랜드 간 비행기로 3시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어학연수 목적 외 유럽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메리트가 있다.
아일랜드는 학생 신분으로 합법적으로 주 20시간 파트타임이 가능하며,
최저 시급이 ERU 9가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파트타임을 구한다면 한 달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다.
4) 글로벌 여행 가이드의 역량
다시 글로벌 여행 가이드로서 가져야 할 역량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가이드는 전문성과 유연한 사고를 요한다. 일정표에 따라 시간 분배를 잘해야 했고, 그 나라의 역사, 미술, 문학, 문화와 예술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날씨, 교통 상황은 물론 식당 예약과 확인은 필수. 관광지의 관광객이 붐비는 정도와 함께 화장실과 주차장도 위치도 빠삭해야 했다. 거기다 손님이 원하는 어떤 것도 응대할 줄 아는 센스를 겸비하고. 손님의 무거운 짐도 단번에 번쩍번쩍 들 수 있는 강철 체력을 요한다. 그뿐인가. 얼굴에는 늘 손님을 향한 미소를 띠고 있어야 한다.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 손님이 뭘 원하는지 척하면 척! 손님의 니즈 Needs를 파악하기 위해 무엇보다 눈치가 빨라야 했다. 잘할 수 있을 거 같았던 나의 자신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P사장의 나의 대한 기대감과 함께 곤두박질쳤다. 체력과 전문 지식은 단시간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
5) 스타벅스 트라이얼 Trial
위에 아유모 카페에서 '아일랜드에서 일자리 구하는 방법 정리 그리고 팁'을 참고한다면 알겠지만, 영어 실력이 원활하지 않고, 경력이 없는 유학생이 CV(이력서)를 돌려 Job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그나마 남자들은 키친 포터로 Job을 꽤 잘 구하기도 하던데, 여자들은 지인 찬스가 아니라면... 시티를 돌아다니며 카페, 레스토랑에 CV를 수십 장 돌려야 트라이얼로 부를까 말까 하다. 더블린 시티엔 카페가 많은데, 나도 스타 벅스 위주로 CV를 꽤 돌렸을 때 스타 벅스에서 1 DAY 트라이얼 Trial 요청을 받았다. 이 사람이 일을 잘하는지. 동료들과는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일종의 실전 면접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트라이얼 갈 때, 보통 블랙 팬츠와 화이트 셔츠로 깔끔한 복장을 요한다. 아침에 가서 1시간가량 매장 Staff이 시키는 매장 현관 유리 닦기, 테이블 정리 및 닦기, 컵 닦기 등을 했다. 스스로 힘으로 CV 돌리고, 처음 요청받은 트라이얼이라 기대가 컸는데. 그날 나처럼 트라이얼 요청받은 사람만 5명이라고 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인데, 최종 결정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좀 더 활발하고 유쾌한 사람을 뽑았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트라이얼 당일 일을 너무 잘하려고 경직되어 있었던 것도 같다.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다.
6) 휴스턴 기차역 Heuston Station 안, 멀링스Mullins 편의점
아일랜드에서 Job을 구할 때 뭐니 뭐니 해도 지인 찬스가 최고인 것 같다. 내가 사는 Dublin 8에서 가까운 기차역 휴스턴 역 안에,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여자 아이리쉬 사장님이 파트타임을 아이리쉬 아니면 한국인만 고용한다는 이야길 들었다. 곧 있으면 비자 만류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지인의 소개로 나는 CV를 가지고 가서 면접을 보았고, 스타벅스처럼 트라이얼이라도 시키려나 했더니. CV는 형식적인 것이고, 일했던 한국인 직원이 소개해준 것이니 100% 믿고 고용한다는 사장님, Sarah. 지난 몇 달간. 보조 가이드로 불안정하고 피폐해진 나의 삶이 멀링스에서 일을 하며 조금씩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만약, 아일랜드에서 Job을 구하고 싶다면. 가능하다면 어학원 내 친구들을 모두 동원하여 소개를 받는 것을 가장 추천하고 싶다.
7) 만약, 내가 다시 더블린에 간다면?
그땐, 너무 대책 없이 떠났던 것 같다. 만약, 내가 다시 더블린에 간다면. 영어 실력을 향상하고, 한국과 아일랜드 간 법인 지사가 있는 회사에 CV를 미리 낸다거나. 좀 더 준비를 해서 파트타임이 아닌 정식 Job을 구해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미리 준비하면 좋을 바리스타 과정을 배운다거나, 유용한 자격증을 따놓는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언급하진 않았지만 베이비 시터로 아이리시 가족과 함께 살면서 혹은 출퇴근하는 오페어로 일할 수도 있다. 리브 인 오페어의 경우, 생활비를 아끼고, 아이리시 가정 문화를 느끼며 영어를 향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인 중에는 바 Bar에서 바텐더로 일한 람도 있고, 한국 레스토랑에서 일한 사람도 있는데. 찾아보면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이왕이면 본인에게 맞는 Job을 구하기 위해 한국에서 준비를 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