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무너진 일상을
새로이 세워가는 일이
참 좋다
몸은 버거워 병까지 났지만
봄 꽃보다 화사하고 여름 볕 보다 뜨거운
그네들의 기운을 한 껏 받으며
마음은 또 피어나는 것이다
그래, 좋다, 좋다.
괜찮다, 괜찮다.
스러지기 전 길어진 태양이
나의 공간으로 길게 비어져 들어와
"우리 강새이" 하시던 할머니 목소리처럼
포근하다
감싸주니 그만 꽉 쥐었던 것들이 풀어지고
스르르 속에 가뒀던 것들이 흘러 난다
좋아.
그런데 다 좋은 건 아니야.
일상을 되돌려 받고
아무도 아프지 않고
아파서 깨달은 것은
마음에 차분히 담고
이제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