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 종류에 따라 비슷한 성향을 가진 것 같았다.
에스프레소를 좋아했던 사람은 기본기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손님이자 벗이 된 교수님이 그 당시에는 유일하게 에스프레소를 드셨다. 가장 기본적이고 본받을 수 있는 분이셨다. 교수님이 오셨을 때 커피를 내릴 때 더욱 진하게 내려드리기 위해 템핑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내 정성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교수님과 담소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하고 교수님 온가족이 내 작은 커피숍에 출동하셨을 때는 정말 가족이 된 것 같았다. 몇 달전에 뜬 거의 10여년만에 바뀐 프로필 사진은 자제분이 결혼을 하셨는지 손주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바쁘셔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늘 마음 속으로 응원한다. 어찌나 멋진 할아버지가 되셨을지 궁금하다, 교수님 부인분도 교수님이셨는데 포장하실 때 그 옛날에 얼음과 커피를 따로 포장해주셔서 감동을 받으셨다고 했다. 난 바리스타로써 한분 한분이 정말 기호에 맞게 딱 본인의 스타일대로 커피를 드시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확한 카페인이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파기를 바란다.
커피에는 가슴을 뛰게 하는 카페인이 많고 그 가슴이 뛰는 증상을 “카페니즘” 이라고 하는데 나도 느끼는 바이지만 저절로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잠깐이나마 내가 내려준 커피를 드시고 행복해지시길 바란다.
어떤 손님께서 사장이시냐고 물으면, 난 바리스타라고 한다. 이익을 추구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내 마음이 소홀해져 버릴 것 같았다. 철저하게 난 바리스타가 되고 싶었다.
많은 커피숍의 첫 번째 라인업은 아메리카노다.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일부 유럽국가와는 다르게 커피가 전파된 미국은 그것이 썼나보다. 그래서 물을 많이 섞어서 흐려진 아메리카노! 이 커피는 젊은 세대가 특히 그 문화로 대변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대학교 앞이라 그런지 그래서 항상 부족했던 얼음..난 그런데 왜 그렇게 얼음이 아닌 그런 손님이 차갑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8월 한여름에 태어나서 추위를 몹시 타는데 이런 손님은 얼음장처럼 다가와 아직도 그 마음을 달래고 있다. 귀촌을 꿈꾸면서 말이다. 요즘 흔히 듣는 대인공포도 그즈음 생겼고 치료도 받아 보았다. 다 그 세대도 겪어서 마음의 방패를 걸어 잠근건지 모른다. 언제쯤 온세상이 따뜻함으로 가득찰지.. 간절히 바래본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 반사작용같은 것이겠지.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아본다. 또 물론 안그런 엠지세대도 있으니 이건 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다. 인생의 무수한 일에는 동전의 앞뒤같이 좋은 일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종교로 그것이 해결되기도 하지만 마음수련을 통해서도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 삶의 태도를 준 경험이었다.
카푸치노의 30퍼센트에 해당하는 벨벳 밀크는 옛 수도승의 머리에서 비롯되어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거품이 나쁜 의미로도 쓰이지만 카푸치노의 벨벳 밀크는 부드러움을 상징한다. 거품의 비울이 10퍼센트의 차이가 카푸치노와 카페라떼의 존재의 의미를 정의하지만 실제로 효용의 가치부분에서 거의 대부분 라떼를 주문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자기의 의지가 확실한 분들이 많으셨다. 나또한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