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낯선 집의. 마루에서
4부 6화. 낯선 집의 마루에서
종필이네 집은 내게 낯선 풍경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기도 했다.
낮은 지붕의 기와집.
햇살이 기울면 마루에 길게 눕는 그림자.
벌겋게 벗겨진 동생들의 무릎,
그리고 밥 짓는 냄새가 은근하게 풍기는 부엌.
처음엔 그냥 따라간 곳이었지만
그 집 마루 끝에 앉아 동생들과 종필이가
장난을 치는 걸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 있었다.
나는 종필이네 집에 있을 때
괜히 웃는 일이 많아졌다.
늘 북적이고,
누군가 밥을 먹고 있고,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문밖에서 “엄마!” 하고 소리를 지르고,
그 모든 소란이 어쩐지 부러웠다.
우리 집은 조용한 편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늘 바쁘셨고
나는 동생들과 자주 놀긴 했지만
이렇게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특히 밥을 함께 먹는 풍경이 그랬다.
종필이네는 큰 쟁반에 밥을 가득 담고
동생들이 하나둘씩 숟가락을 들면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반찬을 뺏기며 투덜대고,
누군가는 막내 입에 밥을 떠 넣어 주며
“네가 먹어야 우리도 먹는다~” 하며 깔깔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내가 모르는 세상이
여기서 소리 내며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집에서 나는
어느새 종필이의 작은 동생 손을 잡고
마루 끝에 앉아 있었고
막내가 웃으면 나도 웃고
국을 쏟으면 같이 닦아주고
밥알을 흘리면 “아이고~” 하며 장난을 걸었다.
그 집의 마루는
내겐 낯설고도 따뜻한 세계였다.
문득 바람이 들창을 흔들 때
나는 잠깐…
이 집이 내 집이면 어떨까,
상상도 해보았다.
물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그 상상은 조용히 접어두어야 했다.
하지만 종필이네 집에서의 시간은
그 시절, 내 마음 어딘가를 조용히 어루만져주었다.
그걸 나는 참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