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대문너머 대길이네 집이 궁금해
21화. 대문 너머, 대길이네 집이 궁금했다
하굣길,
나는 늘 여자아이들과 몰려다녔다.
서로의 당번 시간이 맞지 않으면
혼자 걷는 날도 가끔 있었다.
그럴 때면
괜히 평소 다니던 길을 벗어나,
대길이네 집 쪽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 길은 평소엔 잘 가지 않는 골목이었다.
좁고, 약간 더 돌아야 했고
어디서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하지만 대길이가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기 시작한 뒤로
그 아이의 집이
어쩐지 너무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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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길이네 집은
숲으로 둘러싸인 큰 대문이 인상적이었다.
나무가 무성한 담장 너머로
커다란 기와지붕이 보이곤 했고,
마당이 얼마나 클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담 안에서
작게 흘러나오기도 했다.
나는 그 집을
“현미네 정도인데 현미네보다 더 좋아 보이는 집”
이라고 생각했다.
그 대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나는 길에 몰래 훔쳐보기도 했지만
안이 잘 보이지 않았고,
문틈 사이로 보이는 건
고요하고 단정한 마당 한 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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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그 앞을 서성이다
조심스레 걸음을 돌리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집 대문이
조용히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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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열려 있는 대문 너머로
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었다.
대길이였다.
그 옆에는
키가 큰 누나들이 몇 명 있었고
대길이보다 조금 어린 남자아이도 보였다.
아마 동생일 것이다.
누나가 셋, 그다음 대길이, 막내 남동생.
그런 구성 같았다.
나는 그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레 불러보았다.
“대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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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