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윤하의 노래, 윤하의 꿈
제59화: 윤하의 노래, 윤하의 꿈
“나, 진짜 가수가 되고 싶어.”
윤하가 그렇게 말한 건, 어느 봄날 오후 학교 뒤편 느티나무 그늘 아래였다.
꽃잎이 조금씩 떨어지는 나무 아래, 우리는 도시락을 나눠 먹고 있었다.
그때 윤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영이와 나는 동시에 윤하를 바라보았다.
윤하는 짧게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처음엔 그냥… 노래 부르는 게 재밌었어. 그런데 요즘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상상만 해도 심장이 막 뛰어. 누가 뭐라 해도, 나는… 가수가 되고 싶어.”
나는 깜짝 놀랐지만, 동시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윤하가 얼마나 노래를 사랑하는지는 이미 장기자랑 연습할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하영이는 먼저 말했다.
“너 잘할 거야. 무대에서 정말 빛났잖아. 우리 반 애들도 다 칭찬했어.”
윤하는 잠시 웃었지만, 금세 다시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근데 엄마가 반대하셔. 공부해야지… 예능은 불안정하다고. 선생님도 그냥 좋은 대학 가서 다른 진로 찾으래.”
그 말에 나는 가만히 윤하의 손등을 잡았다.
“윤하야, 넌 진짜 노래 잘해. 그거… 쉽게 나오는 재능 아니야. 나 같으면… 무대에서 너 보는 게 너무 자랑스러울 것 같아.”
하영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너 레슨 계속 받지? 오디션 같은 거 준비해?”
“응… 몰래 연습해.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근데 있잖아…”
윤하는 살짝 눈가를 찡그렸다.
“가끔은 너무 무서워. 이 길이 틀린 길이면 어떡하지 싶고. 실패하면, 엄마 말이 맞는 거잖아.”
그 말에 하영이가 조용히 말했다.
“근데 틀린 길이 아니었는데, 그냥 시도조차 안 하면 더 후회할걸. 난 그렇게 생각해.”
나도 작게 덧붙였다.
“너무 무서우면… 우리가 같이 가 줄게. 하영이랑 나. 네 팬 1호랑 2호.”
윤하는 그제야 웃었다. 봄햇살 속에서 살짝 울먹인 눈빛으로.
그날 이후, 윤하는 더 진지하게 노래 연습을 시작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체육관이 비면 혼자 안무 연습을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발음까지 신경 쓰는 모습에 나는 점점 존경심마저 느꼈다.
윤하의 꿈은 화려하고 멋졌지만, 그만큼 외롭고 고된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을 가려는 윤하는, 무대 위보다 더 빛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