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제67화. 우리 둘의 수학여행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제67화. 우리 둘의 수학여행

가을바람이 부는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엔 설렘이 가득했다.

전교 2학년 600명이 2박 3일 수학여행을 간다는 건

작은 축제 같은 일이었다.

행선지는 설악산.


버스는 무려 16대.

각 반마다 몇 명씩 추첨하듯 골라한 팀을 만들었고,

덕분에 하영이와 나는

같은 버스를 탈 기회를 얻었다.

사실, 일부러 그랬다.

우리는 며칠 전부터 몰래 약속했었다.


“같이 탈 거지? 나, 너 없으면 재미없을 것 같아.”

하영이는 그 특유의 환한 미소로 말했다.

나는 속으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버스 안은 이미 웃음과 수다로 가득했다.

각기 다른 반 친구들이 모인 덕분인지

이상하게 어색함보단 신선함이 넘쳤다.

좌석에 앉자마자

하영이는 가방에서 작은 종이봉투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우리 수학여행 기념으로 이거.

밤에 몰래 일기 쓰라고. 형광펜도 들어있어.”

작은 노트였다.

노란색 표지에 ‘With 하영’이라 적힌.

나는 괜히 코끝이 시큰해졌다.


윤하는 이번 수학여행에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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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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