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제70화. 봄, 무대 위의 첫 발자국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제70화. 봄, 무대 위의 첫 발자국

—1990년, 새로운 시작


봄이 오기도 전에, 학교 운동장에선 바람이 먼저 달리고 있었다.

우리 교복은 여전히 두꺼웠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작년보다 조금 성숙한 빛이 어른거렸다.

우리는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윤하가 드디어 방송에 나왔다.

TV 속 윤하는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카메라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윤하는, 내가 아는 친구 윤하가 아니었다.


"윤하 진짜 연예인 같았어!"

"야, 걔 이제 학교 다닐 시간도 없겠다!"

복도마다, 교실마다, 아이들 입에 윤하가 오르내렸다.


나는 방송을 몇 번이고 되감아 보았다.

노래를 부르며 눈을 감는 윤하를 보며

가슴이 콩닥거렸다. 뭔가… 말할 수 없는 자부심 같은 게 차올랐다.



---


그런 윤하가 어느 날, 내 옆에 앉아 말했다.


“너, 진짜 대단하다. 전교생 앞에서 글 읽는다며?”

“뭐… 그냥 교내 백일장에서 뽑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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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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