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대문 앞에서

87화. 기말고사와 눈 내리는 교정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87화. 기말고사와 눈 내리는 교정

겨울의 기척은 기말고사보다 먼저 교정에 내려앉았다. 이른 아침, 학교 담벼락 너머로 하얗게 눈이 내리고 있었고, 복도 창가엔 차가운 김이 서려 있었다. 난 손끝이 시리도록 주머니를 움켜쥐고, 두꺼운 교복 목깃을 올려 입은 채 교문을 들어섰다.


“야, 눈 와. 완전 제대로 온다.”

하영이가 먼저 와서 책상 위에 손난로를 올려두고, 창문을 열며 말했다.


하얀 눈발이 복도를 흩날렸다. 창밖의 운동장은 벌써 얇은 눈 이불을 덮고 있었고, 친구들은 기말고사의 긴장된 표정 너머로 살짝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은 수학, 국어, 그리고 사회 과목이 있는 날이었다. 우리 반 교실은 시험 시작 전부터 종이 넘기는 소리, 혼잣말로 외우는 중얼거림, 그리고 자잘한 연필 깎는 소리로 가득 찼다.


윤하는 눈을 반쯤 감고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수학은 포기했어. 대신 국어에 몰빵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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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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