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골목

35화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그 하얀 천만 봐도


엄마는 그토록 기다렸었다.

딸만 줄줄이 낳는다는 말에

속상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텨왔고,

미싱 바늘을 돌리며,

빨래 비누를 문지르며

속으로는 언제나

**“아들 하나만…”**을 간절히 품고 계셨다.


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엄마는 조심스럽게 웃으셨다.

너무 오랫동안 바라왔던 거라

기쁨조차 조심스러웠던 그 순간.


작고, 따뜻하고,

울음소리는 또랑또랑했고,

손가락은 투명한 유리알 같았던 그 아이.


하지만

그 기쁨은 고작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식어갔고

병원도, 약도, 손쓸 겨를도 없이

엄마 품을 떠났다.


아빠는 말이 없었다.

말로 할 수 있는 슬픔이 아니었다.

언니들도 울지 못했다.

너무 어렸고,

엄마가 무너져 내리는 걸 눈으로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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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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