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화
100화. 우리 가족의 역사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말이 많지 않았고,
돈이 많지도 않았고,
시간은 언제나 모자랐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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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고된 하루에도
반찬 두어 가지는 꼭 해내셨고
아빠는 농사든, 악기든, 일터든
무거운 어깨를 꿋꿋하게 이끌어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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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틈에서 자랐다.
때론 엄마의 한숨을 지켜봤고
때론 아빠의 노래 속 서러움을 들어야 했다.
동생을 돌보며,
가끔은 어른들 사이의 틈새에서 조용히 크는 법도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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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방문,
이산가족과의 만남,
술에 취해 부르는 아빠의 노래,
엄마가 바라던 자개장,
그리고
내가 들고뛰었던 사랑채 언덕길…
그 모든 순간들이
이젠 내 가슴 깊은 서랍 속에
하나씩 조용히 접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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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게 되었다.
이 가족 안에서
누구도 완벽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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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지금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시고
아빠는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리며
태평소를 꺼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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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그때의 "나"를 꺼내어
글로 적는다.
엄마의 인생도,
아빠의 외로움도,
나의 동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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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우리 가족의 역사이고
내가 기억해 내야 할
사랑의 언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