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6화. 다방에서의 고백
그 무렵, 나는 일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납품도 혼자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장부 정리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익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이 조용히 내게 물으셨다.
“여자 만나볼 생각은 있냐?”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이었다.
사장님의 이종사촌 여동생 딸,
그러니까 나보다 한두 살 어린 여자와
맞선을 보자 하셨다.
나는 마음이 복잡했다.
통장엔 모아둔 돈도 거의 없고,
제대로 된 양복도 없었다.
그런데도 사장님은 말했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잘 안다.
그거면 됐지.”
맞선 장소는 시내 다방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갈색 벨벳 소파, 바닥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그리고 한쪽 테이블에 앉아 있던 그 사람.
그녀는 고왔다.
말없이 보리차를 마시고 있었고,
나를 보고 조심스레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둘 다 말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았지만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보리차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모른다.
그저 날씨 얘기, 공장 얘기,
라디오 얘기 같은 말만 어설프게 꺼냈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고
헤어질 시간이 되자
나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혹시… 다음에 한 번 더, 만나주실 수 있겠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나는 다시 마음을 접으려 했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작은 월급, 고단한 삶, 불확실한 미래.
며칠을 망설이다
사장님께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결혼은 가진 걸로 하는 게 아니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걸로 충분하지.”
그 말에
나는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걸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이룬 사람은 아니었지만,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만은 진심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방에서 만난 고운 사람과
한 집의 가장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