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12화. 첫째의 길, 기대 너머의 기쁨
첫째는
어릴 때부터 말이 많았다.
어디서 그런 표현을 배웠는지,
말끝마다 사람을 웃게 했고
집안 분위기를 늘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속엔
늘 작은 걱정 하나가 숨어 있었다.
“얘는 좀 평범하진 않겠구나.”
공부보단 사람에 더 관심이 많았고,
틀에 맞춘 길보다는
늘 뭔가 ‘다른 걸’ 해보려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생각했던 걱정은
그저 내 기준의 두려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첫째는
스스로 삶을 개척했다.
실패도 겪었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엔 금융회사에 취직했다.
면접을 앞두고
정장 입고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던 날,
나는 조용히 등을 토닥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넌 너답게 컸구나.”
더 기쁜 일도 있었다.
어느 날,
곱고 말도 참 바른 아가씨를 데려왔다.
말끝마다 공손했고,
아들보다 어른스러운 구석도 있어
아내와 나는 집에 돌아간 뒤
서로를 바라보며
“잘 만났다, 저 친구.”
하고 동시에 말했다.
첫째는
우리 부부를 참 잘 챙겼다.
바빠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얼굴을 보자며
식사 자리를 만들었고,
식당에 앉아 있으면
내 반찬을 슬쩍 더 챙겨주기도 했다.
그럴 때면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곤 했다.
“이 녀석,
말 많고 장난기 많던 아이가
이젠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
자식이
정해준 길을 걷지 않아도
자기 길을 바르게 찾아가는 걸 보면
부모 마음은 결국 안심하고 웃게 된다.
나는 그런 날들이
참 고맙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