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뒤돌면 배고픈 남동생"
우리 집 남동생은
참 먹성이 좋았다.
진짜,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릴 적부터
밥을 먹고 돌아서면 또 배고프다 했다.
마치 기억을 잃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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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1살 무렵,
남동생은 나보다 4살이나 어렸지만
키도 나보다 크고, 발도 내 슬리퍼를 신고 늘려놓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엄마한테 울먹이며 말했다.
> “엄마! 내 슬리퍼 또 늘어났어!!”
“아휴~ 또 동생이 신었지?
그만큼 컸다는 거지~ 좋을 일이지~”
그런데 나는 하나도 안 좋았다.
왜냐면 그 애는 밥도, 반찬도
늘 나보다 두 배는 먹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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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앞에 앉으면
남동생의 숟가락은 쉬지를 않았다.
말 그대로
**“쉼 없는 국그릇 휘젓기”**였다.
엄마가 고기반찬을 조금이라도 놓아주면
그건 이미 동생 앞으로 확정 예약된 것과 같았다.
난 겨우 두어 점 집어 먹고
다 먹은 줄 알았는데,
남동생은 벌써 두 번째 밥을 퍼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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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항의했다.
> “엄마! 걔는 왜 밥 먹고 또 먹어요!”
“쟤는 클 나이잖아. 너도 그랬어~”
“난 안 그랬거든요?!”
그럼 엄마는
슬며시 웃으며 한마디 하셨다.
> “그래서 지금 네가 키가 안 큰 거야~”
…
그날 이후 나는 조용히 밥을 더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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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은 자라면서
더더욱 커졌다.
중학생 때쯤엔
엄마보다도 컸고,
냉장고 문을 가장 자주 연 사람 1위가 되었다.
그 시절 우리 집 식탁 위에는
언제나 쟁탈전이 펼쳐졌다.
물론, 승자는 거의 늘
그 '뒤돌면 배고픈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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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족 모임 때면
그 얘기가 나온다.
> “얘는 어릴 때 밥 먹고 돌아서면 또 먹겠대~”
“진짜~ 엄청 먹었어~”
그러면 그는 어김없이 말한다.
> “지금도 그래.
밥 먹고 설거지하면 또 배고프더라고.”
…
아무래도,
그건…
설거지가 소화제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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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식탁은 언제나
웃음과 배고픔이 공존하는 전쟁터였다.
그 시절엔
그저 밥 한 그릇에
소소한 배꼽 웃음이 담겨 있었다.
그냥 웃긴 게,
제일 웃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