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학교 가는 길 마음 가는 길

13화 아빠가 학교에 오셨다


《아빠가 학교에 오셨다》


《마루 끝에서 본 세상》 2부, 제13화


그날 아침,

아빠가 학교에 오셨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교무실로 불려 간 것 같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창문 너머로,

아빠와 선생님이 한참을 이야기 나누시는 모습이 보였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계신 아빠의 뒷모습이

어쩐지 쓸쓸하고 단단해 보였다.


그날, 나는 학교가 끝나기도 전에

아빠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는 말했다.


“수업일수가 너무 모자라서,

선생님들은 1학년을 다시 다니라고 하신단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학교 잘 다녔는데?’

그런데 아빠는 조용히 말했다.

“네가 자주 아침에 쓰러졌었단다.

기억은 안 나도 몸이 많이 힘들었었어.”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어느새 그렇게 결석이 많았는지를.

아픈 기억은 없는데,

어쩌면 잊어버린 걸까.


그제야 떠올랐다.

가끔 미선이가 우리 집에 들러

나에게 노트를 주고

“선생님이 전해 주라 하셨어”

하고 웃었던 그 순간들.


나는 그냥,

미선이랑 놀고 싶어 우리 집에 들른 건 줄로만 알았다.


선생님들은 내게 다시 1학년을 권하셨지만

아빠는 단호하셨다.

“같은 또래 아이들과 함께 진급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를 2학년으로 올리셨다.


사실 나는 그해 겨울,

겨우 한글을 읽기 시작했다.

놀이에만 정신이 팔린 나를

큰언니가 앉혀놓고

가르치고 또 가르쳐

겨우겨우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2학년이 되었고,

그때부터는 수업 시간,

그리고 시험 시간만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1학년의 첫걸음은

내 안에서 어쩐지 흐릿하다.


그래도 난 학교가 참 좋았다.

누구보다 좋아했던 것 같다.

늘 교실 창가에서 손을 흔들던 그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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