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봄에 들어왔을 때〉

제11화 ― “현실의 벽과 사랑의 무게”

by 기억을 뀌메는 사람 황미순

제11화 ― “현실의 벽과 사랑의 무게”

은별의 일상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학교 수업, 과제, 학원 알바, 그리고 윤호와의 주말 만남까지. 하루가 부족했다.

그날도 은별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는 부엌에서 냄비를 휘저으며 눈을 흘겼다.
“오늘 또 늦었더라! 도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은별은 순간 입이 막혔다. 거짓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술이 굳어 말을 못 했다.

“은별아, 솔직히 말해. 그 남자, 이번 주말도 올 거지?”
외할머니의 말투에 담긴 날카로움과 걱정이 뒤섞여 은별의 가슴을 조였다.
“네… 맞아요.”
“그럼 네 생활이 다 흔들리겠구나. 학교, 알바, 이 모든 걸 제대로 할 수 있겠니?”

은별은 눈물을 참았다. 그 말투 속에서 사랑을 느꼈지만, 동시에 답답함이 몰려왔다.
“할머니, 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괜찮아요.”

하지만 마음속 깊이선, 자신이 윤호를 보는 것조차 외할머니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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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윤호가 서울에 올라왔다.
“오늘… 좀 피곤해 보이네.”
윤호가 은별을 보며 말했다. 은별은 웃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응… 사실 학교, 알바, 모든 게 너무 버거워서…”
은별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림 그리기, 과제, 알바, 그리고 윤호와의 사랑까지. 모두가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윤호는 잠시 침묵하다가 손을 잡았다.
“난 네가 그렇게 버거워하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같이 있으면, 우린 이겨낼 수 있어.”

은별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떨궜다.
“그렇지만… 할머니도 걱정하시고, 나도 힘들고…”
“그러니까 우리, 조금씩 천천히 하자. 나도 너도 포기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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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은별은 윤호와 함께 원룸에 있었다.
작은 공간에서 둘은 서로를 안으며, 불같은 사랑을 확인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이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난 매일 이렇게 있으면 좋겠어.”
은별이 속삭였다.
“나도. 근데 지금은 주말만 가능하지. 학업과 알바 때문에… 미안해.”
윤호는 미소를 지었지만, 마음 한편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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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은별은 집으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는 은별의 가방 속 휴대폰과 메시지 흔적을 슬쩍 확인했다.
“역시… 너, 주말마다 남자 만나러 다니는구나.”

은별은 당황했지만, 이제 숨길 수도 없었다.
“할머니… 저… 윤호 오빠랑…”
“알겠다, 하지만 네 생활이 흔들리면 안 된다. 너 혼자 버틸 수 있을 때만 보거라.”
그 말투는 여전히 엄격했지만, 속엔 걱정과 사랑이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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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은별은 침대에 누워 혼자 생각했다.
‘나는 사랑도, 꿈도, 현실도 다 잡고 싶은데… 정말 가능할까?’

하지만 윤호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오늘 하루도 힘들었지? 그래도 넌 나한테 전부야. 우리 조금만 더 버티자.”

은별은 메시지를 읽으며 눈물을 살짝 흘렸다.
사랑이 버겁고 현실이 잔인해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이 그녀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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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끝에서 바라본 유년의 기억을 꿰메어 글을 씁니다.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꿰메어 언젠가는 나만의 ‘토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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