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하교 가는 길 마음 가는 길

21화. 교실 난로


《교실 난로》


《마루 끝에서 본 세상》 2부, 제21화


겨울 아침, 학교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난로 피우기였다.


학교 창고에서 반마다 정해진 분량의 솔방울과 장작을 나르는 일은

고학년 아이들의 몫이었다.

창고 문을 열면 싸늘한 공기 사이로

솔향이 먼저 퍼졌다.


나는 장작 꾸러미를 품에 안고

여러 번 교실과 창고를 오갔다.

작은 팔로 들어 나르다 보면

겨울 아침인데도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저학년 교실까지 장작을 배분하고

우리 교실에 돌아와

선생님의 지도 아래 난로에 불을 지핀다.

종이, 솔방울, 장작을 차례로 넣고

성냥불을 그어 불씨를 붙이는 순간,

마치 무언가를 이뤄낸 것처럼 뿌듯해졌다.


난로에 불이 붙고

금세 붉게 달아오르면

교실 전체가 천천히 데워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교실로 들어오고

손을 뻗어 난로에 녹이거나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려두며 하루를 준비했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 집에도 이런 난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집은 방바닥은 뜨거웠지만

벽과 창문 사이로 찬바람이 늘 들이쳤다.

웃풍이 심한 집이라

겨울이면 늘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써야 했고

침대도 온풍기도 없던 시절,

그저 난로 하나가 있는 교실이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졌던지.


따뜻한 바람이 아니라

모닥불 같은 온기.

그게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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