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 않는 이유
28화. 놓지 않는 이유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놔버릴까.
미화는
이 질문을 수없이 되뇌었다.
답은 늘 같았다.
아니, 답을 내리지 않겠다는
결론뿐이었다.
그를 떠나보내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몸이 먼저 반응했다.
가슴이 조여 왔고,
숨이 얕아졌다.
그래서 미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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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관계는
이상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약속도 없고,
확인도 없고,
미래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끊어내지도 않는 상태.
그러나
그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화는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가 아직
이 세상 어딘가에서
자신을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믿음.
그것만으로
두려움은
조금 옅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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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는 알았다.
이건
당당한 사랑도 아니고,
존엄한 기다림도 아니라는 걸.
하지만
완전히 혼자가 되는 것보다는
덜 아팠다.
그의 부재를
상상하는 밤보다,
그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한 채 잠드는 밤이
오히려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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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을 잃는 것보다
사랑하던 자신을
잃는 걸 더 무서워한다고 했던가.
미화는
이미 그 말을
몸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떠나지 않았다.
잡지도 않았다.
그저
연결된 채로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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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전히
불쑥 다가왔고,
불현듯 사라졌다.
그 패턴 속에서
미화는
점점 덜 묻고,
덜 기대하고,
덜 상처받는 법을
배워갔다.
그것이
성숙인지,
포기인지
구분하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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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내 것이 아니면
놔버릴까—
그 질문은
아직도
미화의 마음 한가운데에 있었다.
다만
지금의 미화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를 선택했을 뿐이었다.
사랑을 선택하지 않아도
사랑에
머물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그리고 그날 밤,
미화는
그가 보내온 짧은 메시지를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은 이것으로도 괜찮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