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모두가 아는 사이
〈모두가 아는 사이〉
《마루 끝에서 본 세상》 2부, 제27화
우리 국민학교는 전 학년이 딱 1반뿐이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반은 하나인데 아이들은 해마다 50명이 넘기도 하고 60명이 넘기도 했다.
교실마다 책상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고,
그 안에서 우리는 마을 전체를 닮은 작은 사회를 이루었다.
한 학교에 남매가, 형제자매가 함께 다니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교실 옆자리, 운동장 한쪽 어디서든
“야, 너네 누나!”
“네 동생 또 울더라.”
이런 말이 오가는 건 흔한 일이었다.
어른들도 다 아는 사이다.
동네에서 몇 집 건너면 모두가 친척이고,
장날이면 장터에서 만나
"요즘 승욱이 잘 크지?"
“순이네 엄마 요즘 안 보이던데?”
서로서로의 안부를 묻고 챙겼다.
그런 동네에서 자라며
나는 때때로 불편함을 느끼곤 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부모님의 이름으로 불렸고,
내가 웃으면 엄마의 성격을 닮았다 하고,
내가 울면 아빠가 걱정이 많을 거란 소문이 돌았다.
사소한 실수 하나도 조용히 묻히지 않았고,
내 마음이 다 무르익기도 전에
이미 마을 어귀까지 소문이 퍼져 있곤 했다.
어릴 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불편함이 아니라
누군가 내 안부를 늘 지켜보던 따뜻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그 학교를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모두가 아는 사이'였던 그 웃음들이다.
---
#마루 끝에서 본 세상 #국민학교 #전교 1반 #한동네학교 #모두가 아는 사이 #시골학교추억
---
다음화는 ‘눈 오는 날 군고구마와 웃음이 가득했던 겨울밤 이야기’로 이어갈까요?
언제든 이어서 정리해 드릴게요.
원하시면 제목만 주셔도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써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