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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Aug 30. 2020

퀘벡 간호사 재교육(Refresher) 과정

퀘벡 간호 협회(OIIQ)의 승인 후

지난 글에서 '한국 간호사 면허를 퀘벡 간호사 면허로 전환'하기 위한 퀘벡 간호협회(OIIQ) 등록 과정을 써 보았다.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 퀘벡 간호협회의 승인 후 간호사 재교육 과정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퀘벡 간호협회에서는 다섯 군데의 Cégep (College를 뜻하는 불어) 중 한 곳을 선택해 재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한다. 재교육 과정은 대부분 5-6개월 정도가 걸린다. 시작 시기에 따라 2주 정도의 여름 또는 겨울 방학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재교육 과정을 이수할 당시 두 명의 인도 친구가 전체 재교육 과정이 아닌 2주간 병원 실습 후 바로 퀘벡 간호사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결과를 받았다. 그 둘은 각각 사우디와 아랍에미레이트에서 간호사를 하다가 몬트리올로 온 지 6개월 미만이었다. 약 30명의 전 세계에서 온 반 친구들 중 오직 그 두 명만이 짧은 재교육 기간을 받았지실상 불어의 장벽으로 인해 바로 실습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병원 실습은 학교의 실습 담당 선생님의 지도로(그 선생님의 면허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2주간의 병원 실습을 하라는 결과를 받더라도 교육시켜 줄 인력을 찾기가 어렵다. 병원새로 고용된 간호 인력을 교육시킬 손조차 부족한 상태이므로, 아직 면허도 없고 그 병원에 고용된 것도 아닌 외국인 간호사를 친히 교육시켜 주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 두 친구도 똑같이 전체 재교육 과정을 들었다.


재교육은 주로 Med/Surg(내, 외과 간호) 과정이므로 재교육 과정 이수 후 정신 간호, 모성 간호, 노인 간호, 또는 아동 간호 부분에서 협회로부터 추가 교육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그 추가 교육은 처음 간호협회로부터 승인이 될 당시 결정된다. 재교육 과정 중 치르는 시험 성적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중국, 필리핀, 인도, 이란 등에서 온 반 친구들 중 영어권 국가에서 간호사로 일한 경험이 없는 경우 각각 모국의 학제에 따라 하나에서 세 파트의 추가 교육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한국 간호사의 경우 정보 교환을 한 바로는 4년제, 3년제, 독학사, RN-BSN 편입, 학점 은행제 어떤 교육 과정을 이수했든지 추가 교육이 요구된 적은 없었다. 타국에 비해 한국이 이수 학점 면에서 적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외국 간호사를 위한 재교육 과정이 개설되는 다섯 곳의 Cégep은 동일하다.


1. Cégep du Vieux Montréal (French)

2. Cégep Édouard-Montpetit (French)

3. Cégep John Abbott (English)

4. Cégep Limoilou (French)

5. Cégep de Sherbrooke (French)


나의 경우 3번 존애봇 컬리지를 다녔고 유일한 영어 과정이다. 실습 시엔 환자에게 불어를 해야 할 때가 있지만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나머지 세젭은 모두 불어로 수업과 실습이 진행된다. 1,2,3번 세젭은 몬트리올 내에 위치해 있어 차가 없이도 통학이 가능하다. 하지만 겨울에 눈이 많이 올 때나 아침 일찍 병원 실습을 다닐 때는 힘들 수 있다. 나는 차가 없어 친구들과 카풀을 했었다. 4,5번 두 세젭은 몬트리올이 아닌 각각 퀘벡시티와, 세흐부루크에 위치해 있어 몬트리올에서 차로 통학 가능한 정도의 거리는 아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간호협회의 승인이 된 날로부터 4년 이내에 재교육 프로그램의 이수를 해야 한다. 퀘벡의 재교육 과정은 타주에 비해 짧고 학비를 모두 지원해 주는 대신 세젭의 입학시험에 합격하기가 힘들다. 주로 몬트리올 내에 있는 1,2,3번 세젭을 선택하므로 이 세 곳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다. 보통 연간 2회, 한 차수 당 약 30여 명 정도를 뽑지만 간호사가 많이 필요한 시점에는 각 학교별로 특별세션을 열도록 협회가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세젭에 따라 한번 시험을 보고 불합격한 경우 약 6개월간 재응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 19로 인한 비상 상황이라 6개월간의 재응시 불가의 규칙은 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필요시 응시할 때 홈페이지나 각 세젭 시험 담당자로부터 확인해 볼 수 있겠다. 4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아주 긴 시간이다. 하지만 강한 의지로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두 언어를 모두 기초부터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본인의 사정에 따라 시간적인 부분에 유의하면 될 것 같다.


다음 글에는 영어 Cégep 또는 불어 Cégep 중 어떤 곳을 선택해야 할지 개개인의 사정에 따른 장단점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자녀들의 교육, 향후 퀘벡에서 계속 살 것인지, 본인의 현재 영어, 불어 실력 수준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여담이지만 나는 간호대학을 다닐 때부터 외국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혈기가 왕성했던 그때 왜 캐나다로 올 용기를 내지 못했을까 후회가 되곤 한다. 그때는 영어를 못해서도, 외국으로 대학 갈 재정적 여력이 부족해서도 안 된다고만 생각했다. 무모하지만 그 용기를 내었다면 지금 언어적인 부분에서 훨씬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언어적인 한계 외에는 급여, 휴가면에서 뿐만 아니라 환자들과 의사들이 간호사를 전문적인 인력으로 존중하고 많은 권한을 주는 등 캐나다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 글을 부모님들이 보신다면, 그리고 자녀가 간호사가 되기를 꿈꾼다면 애초에 대학을 캐나다로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있겠지만 자녀가 어느 정도 벌어가며, 또는 국가로부터 빌려가며 학교를 다닐 수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닌 듯하다. 주변을 보았을 때 대학을 캐나다에서 졸업한 경우 언어적인 면에서도, 레퍼런스(추천)를 받는 부분에서도 훨씬 덜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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