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으로
미국 학교 정리
미국 학교에서 전학을 가려면 학교에 자퇴서(Withdrawal Form)를 제출해야 한다. 같은 교육구 내에서 이사를 가는 경우엔 학사정보가 자동으로 연계되는데 우리는 해외 전학인 관계로 자퇴서를 제출하면서 학사정보 관련 서류를 같이 요청했다. 자퇴서는 학교 사무실에 비치된 양식을 가져다 작성해서 제출해도 되고,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양식을 요청하여 작성한 뒤 이메일로 보내도 된다. 아이의 이름 및 학년, 마지막 등교일, 이사 갈 지역이나 학교 이름 정도를 적게 되어 있다.
아이가 한국에서 다니게 될 학교에서 요구한 학적서류는 미국 학교의 학교장 사인이 된 재학 증명서와 성적 증명서였다.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오가는 학교라 이런 요청이 많은지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 마지막 등교일에 해당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다닐 학교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성적증명서와 재학증명서가 쓰일 확률이 높으니 받아가는 게 좋을 듯하다. 미국 학교가 <학적서류 간소화 학교>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위 서류들을 아포스티유 확인을 받거나 영사관 공증을 받아야 하므로 이것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아이의 미국 학교는 간소화 학교 목록에 포함되어 있어서 번거로운 일을 줄일 수 있었다.
# 외국소재 학력인정학교(학적서류 간소화 학교) 목록은 학교가 추가될 때마다 변경된 파일이 올라오므로 최신 게시글에서 확인해야 하는데 40메가가 넘는 엑셀파일이라 스마트폰에서 안 열릴 수 있다. 사이트에서 바로 검색은 안 되는 걸까요!
전학이라는 게 아이에게도 큰 변화인지라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반 친구들에게 각각 작별인사를 적은 손편지를 쓰고 구디백을 만들어 나눠주었다. 고맙게도 아이도 몇 가지 선물과 작별 카드를 받아왔다. 전학을 가더라도 우정은 계속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동네 친구 A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고, 절친인 로이와는 편지와 영상통화로 소통하며 지낸다.
한국 학교 등록
아이는 지난해 말 한국에서 취학통지서가 나와서 면제신청을 해 둔 상태였다. 귀국하고 4주 정도 지나면 1학기가 끝날 시점이라 학교에 문의했더니 학교 홈페이지에 안내한 대로 성적 증명서, 재학 증명서, 출입국 사실 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예방접종확인서를 가지고 2학기 개학 전 주에 학교로 방문해 달라고 했다.
한국에 집을 계약하고 전입신고를 마치자마자 미국에서 다니던 소아과에서 받아온 예방접종기록을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가져가서 전산등록을 마쳤다. 이렇게 하면 예방접종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할 필요가 없다.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녀등록을 마치면 예방접종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출력할 수도 있다. 출입국 사실 증명서는 가족 모두의 것이 필요하다고 하여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발급받았다.
개학하기 며칠 전 아이와 함께 학교에 방문하여 준비한 서류들을 제출하고, 개학날 아이와 같이 방문해 반 배정을 받고 학교 출입시스템에 아이 지문을 등록한 뒤 교실에 들여보냈다. 우리는 학교의 안내에 따라 e알리미와 하이클래스 등의 앱을 설치하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결제할 계좌를 등록하라고 해서 하나 등록하고 집에 왔다. 아이가 전학생의 그 긴장과 설렘을 잘 견디고 또 즐겼을지 너무 궁금했는데 하교 후 담임 선생님과 면담하며 들으니 나름 잘 어울렸다고 한다. 울지 않았으면 그걸로 된 거다.
초반엔 학교 급식에 매운 음식이 많다고 거의 안 먹고 오는 날도 있었는데 이제는 제법 먹고 온다. 그렇다고 불닭이나 육개장 같은 걸 먹을 수 있게 된 건 아니지만 맵기 0단계에서 1~2단계는 올라간 것 같다. 수업은 쉽지만 담임 선생님이 너무 좋다면서 학교도 잘 다니고, 피아노와 태권도와 공방과 수영학원을 너무너무 즐겁게 다닌다. 금요일마다 학교 마치고 우르르 몰려가 뛰어노는 걸 보면 흐뭇하다. 우리가 이런 모습을 보려고 한국에 왔지, 남편이랑 시시덕거리며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