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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킨더 등록하기

이제 학부형이 되는 건가

by Mika

2022년 1월이 되자 교육구 사이트에 곧 킨더 등록이 시작된다는 공지가 떴다. 2월에 사이트가 열리기만을 기다리다가 놓친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학교별 세부 일정이 있다는 거였다. 아이가 다니게 될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확인하지 않던 나는 1월 중순에 열린 온라인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뒤늦게 이를 알고 학교 공지사항을 확인해 보니 1월 말에 킨더 등록 자료 배포 일정이 또 있었다. 학교에 자료를 받으러 가서 물어보니 온라인 설명회 내용은 이 자료 안에 있다고 해서 한시름 놓았다. 한국은 취학통지서를 보내 주는데 여긴 알아서 찾아 보내지 않으면 학교도 못 보내겠다.


학교에서 준 자료 중에서


학교에서 준 자료에는 앞으로의 일정과 아이들에게 준비시켜야 할 사항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BASC(Before and After School Care)에 대한 안내문도 있었는데, 오전 6시 반부터 등교 전까지-하교 후부터 오후 6시 반까지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수업시간도 9시부터 3시 40분(수요일은 1시 반)까지 긴 편이다. 여기는 일단 공교육 문을 밟으면 부모들이 한결 수월해진다는 게 맞나 보다. 그밖에 올해부턴 우리 교육구에서 영어-스페인어 이중언어학교가 개관하니 관심 있는 사람은 신청하라는 안내도 있었고, 아이의 건강상 주의할 부분이 있으면 학교에 통보하라는 신청서도 있었다.


킨더 등록 화면


2월이 되자 온라인 등록 사이트가 열려서 계정을 만들고 신청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부모의 기본 정보와 모국어가 무엇인지 등을 기입하고, 예방접종기록을 등록하고, (조금 의아하지만) 거주지 증명을 위해 유틸리티 청구서와 집 구매서류 또는 재산세 청구서를 제출해야 했다. 해당 서류를 스캔해서 업로드하고 신청서를 다 썼더니 3월 30일에 Kindergarten Assessment를 하니 시간을 예약하라는 이메일이 왔다. 아이의 학습 수준을 간단하게 평가하는 것인데 올해부턴 다시 대면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signup.com 사이트에서 일정을 잡았다. 며칠 뒤 Peachjar라는 사이트에서 학교와 관련된 정보(광고 포함)를 보낼 것이라며 이메일을 보내더니, 이후로 섬머캠프/코딩캠프/태권도 등을 신청하라는 광고들을 편지함에 꽂아주고 있다.


평가하는 날이 되어 거주지 증명 자료 원본을 들고 학교에 갔다. 선생님 한 분이 나와서 아이를 데려갔고, 남편과 나는 사무실에 있는 직원분께 들고 간 자료와 신분증을 제출하고 몇 가지 설명을 들었다. 먼저 온 가족이 있었는데 아이가 혼자 들어가기를 거부하니 부모가 같이 들어가기도 했다. 15분 정도 지난 후 아이가 나왔고 선생님이 미키마우스 스티커를 붙여줬다며 신나 했다.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잘했다는 간단한 답을 듣고 나와 아이에게 물으니 숫자 세기, 알파벳 읽기, 단어 읽기 등을 했다고 한다.


평가 전날, 당일의 어린이 일기
<어린이 일기 번역>

2022.3.29. 맑음
내일 스토리타임 하는 날이에요 걱정돼요. 내일 내 킨더에 가. 왜냐면 내일 선생님이 나한테 물어봐요. 왜 걱정되냐면 스토리타임을 늦을까 봐. 근데 괜찮아 다음 주에 하면 돼.

2022.3.30. 맑음
오늘 내가 킨더에 갔어요. 어제 내가 일기 쓴 거 봐요. 킨더 가고 싶다고 생각했잖아. 거기서 물어봤어. 뭐라고 했냐면 글자, 단어, 숫자. 단어 빼고 다 했어.


부모 외 비상연락처가 필요하다고 해서 보낸 것을 끝으로 당분간은 할 일이 없다. 이제 남은 일정은 8월에 스쿨버스 타보기, Electronic Verification Process, 담임선생님과 Family Connection Meeting이다. 그리고 9월 2일, 아이는 미국 공교육에 첫 발을 내딛고 나도 학부모가 된다.



표지 사진 : Photo by CDC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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