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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 입학 전 할 일

내가 간다 유치원

by Mika
미국에서 아이를 공립유치원에 보낼 분들의 궁금증이 조금이라도 풀리길 바랍니다.


1. 스쿨 서플라이 준비 (7~8월)


학교에서 아이가 사용할 문구류는 각 가정에서 준비해서 선생님을 만나는 날 제출해야 한다. 학교에서 안내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주문할 수 있고, 목록을 보고 개별적으로 준비해도 된다. 이 학교의 경우 목록은 8월 5일이 되자 알려줬는데 각 마트의 Back to School 행사는 7월부터 시작이라 그때엔 이미 물건이 다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첫 준비물은 같이 사고 싶어서 우리는 개별구매를 택했다. 브랜드와 항목이 지정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한 마트에서 다 사기 어려웠지만 아이와 설렘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 집 근처에 프레드마이어나 월마트가 있다면 그곳에서 구매하는게 가장 저렴할 것 같다. 타겟에는 없는 것도 많고 조금씩 비싼 편이다.


이 물건들은 입학 전 선생님께 미리 제출하고 다 같이 사용하게 되는데, 작년에는 팬데믹 때문에 물건을 공유하지 않기로 해서 모두 이름을 붙이고 구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올해는 별다른 공지가 없어서 일단 이름을 붙여서 제출했다.



2. 킨더 등록 완료 (8월 둘째 주)


2월에 온라인으로 등록했던 것과 별개로 8월 9일부터 14일까지 EVP(Enrollment Verification Process) 사이트가 열리니 등록을 완료하라는 이메일이 왔다. 아이가 이번 연도에 학교에 등록하는 게 확실한지, 등록된 연락처는 그대로인지, 병력사항은 없는지 등을 다시 확인하는 것들이었고, 마지막에 학부모가 확인해야 할 여러 항목(학부모회, 자원봉사, 뉴스레터 등)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3. School Board Meeting (8월 넷째 주)


교육구에서 이 학군의 교육 시스템이 처음인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미국 공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얼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한국어로 통역해 주는 세션이 있어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4. 선생님 만나기(8월 마지막 주)


8월 26일 금요일 오후에 각 반의 담임선생님이 발표됐다. 선생님으로부터 간단한 인사 메일을 받았고, 점점 아이가 학교를 간다는 게 실감 나기 시작했다. 킨더에 가기 전 담임 선생님은 두 번 만난다. 첫 만남은 Meet the Teacher Day(8월 29일)로, 모든 학년의 학생 및 가족들이 학교를 방문해 각자의 교실에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는 날이다. 원래는 그다음 날이 개학인데 킨더는 이후 삼일 동안 개별 면담(Teacher Connection Meeting)을 하고 9월 2일(금)에 첫 등교를 한다.

한국말로 쓰라고 해도 힘든데...

개별 면담은 8월 중순에 온라인(SignUp.com)으로 예약했고, 약속된 시간에 방문하니 담임선생님과 ELL(English Language Learners) 선생님이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아이에게 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좋아하는 것들이 뭐가 있는지 등을 질문했고, 아이는 몇 가지는 말하고 몇 가지는 어려워했다. ELL선생님이 아이를 잠깐 다른 교실로 데려가고, 우리는 첫 만남에서 선생님께 받았던 숙제(Student information sheet, volunteer form 등)를 제출했다. 학부모가 알아야 할 사항들을 10분 정도 설명해주셨고, 아이와 ELL선생님이 돌아와서 교실 도서관에서 잠깐 책을 읽었다. ELL선생님이 오셔서 아이가 보조 선생님께 영어와 수학을 테스트받고 왔고 너무 잘했다고 하셨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은 9월 중에 모두 스크리닝을 받게 되며, ELL 프로그램에 들어가야 한다고 결정될 경우 ELL 선생님이 수업에 같이 들어오거나, 일주일에 몇 번은 별도의 수업을 받게 된다고 한다.

학부모가 숙지해야 할 사항들(선생님 취향 포함)

집에 가면서 혼자 다른 교실에 갔을 때 뭐했는지 물었더니 아이가 답했다.


“숫자랑 영어 맞추기 했어. 나는 너무 잘 하잖아 내가 다 맞췄지. 모르는 거 빼곤 다 맞았어!”


최고다 너의 자존감!


5. PTSA 및 자원봉사


미국 학교에는 PTSA(Parent Teacher Student Association)라는 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로 학부모의 참여를 요구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건 가입하면서 내는 기부금이다. 그것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다고 한다. 8월 중순부터 학교 근처 놀이터에서 Kindergarten & New Family Playdate가 세 번 열렸는데 이것도 PTSA에서 주최한 거였다.


PTSA에 가입을 했더니 멤버십 각각 25달러씩, 교직원을 위한 기부 10달러, PTSA 기부 50달러, 도서관 기부 50달러, Year Book 20달러 등등을 쇼핑하듯 카트에 담아 어느새 결제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가입도 기부금액도 다 선택이지만 적절하게 중간 정도 금액으로 선택하고, 도서관 기부만 최대로 했다.

좋은 거 티 내는 나라


자원봉사는 학군 통합 사이트에서 가입하고, 봉사할 학교와 항목을 선택하면 된다. 가입할 때 범죄경력/성폭력전과/약물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고, 봉사자가 지켜야 할 항목이 적힌 수십 장의 슬라이드를 필독해야 했다. 마지막에 코비드 백신 카드와 신분증을 업로드하고, 백그라운드 체크가 끝나야 승인받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아이들과 만나게 되는 일이라 꼼꼼하게 확인하는 절차가 좋아 보인다.



6. 학교 갈 준비물 챙기기 (등교 전 날)


아이가 받은 첫 숙제는 Me Bag을 채워서 등교하는 것이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5~6개 담아가는 건데 내 예상과 다른 물건들이 있어서 살짝 놀랐다. 역시 자식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는 거였나.


아이 반은 Allergy Aware Zone이라서 개별 간식은 지양하고 모두 동일한 비견과류 과자로 나눠준다고 한다. 그래서 내일 선생님께 드리려고 추천목록에 적힌 과자 세 박스를 준비했다. 코스트코는 이럴 때 가야 하는군.


마지막으로 여분의 옷과 마스크를 아이 가방에 넣고 둘러본다. 뭐 빠트린 거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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