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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부심에 대하여

(feat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님)

by 실전철학


◇ 책읽기와 관련하여 ‘무엇을 읽는가 보다는 “자신의 수준이나 취향에 맞는 재미있는 책읽기”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024년 10월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소식이 대한민국을 강타했습니다. 한강작가님의 노벨상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 의미가 더욱 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노벨상 수상소식과 더불ㅇ 대한민국 서점가에는 당연히 ’한강 작가‘ 열풍이 등장했고, 실제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일주일간 온·오프라인 서점 매출이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책 좀 읽는다는 분들 사에에서 (거짓말 좀 보태서...) “한강 작가님 책 읽어봤어?” 가 안부인사로 쓰인다고 하고 주위에 한강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의 모습도 종종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관계로 저도 “한강 열풍”에 편승해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라는 책을 구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노벨문학상 작품을 나도 읽는다!‘ 는 일종의 책부심을 가지고 시작했으나... 제 경우에는 해당 책 한권을 다 읽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책 내용의 호불호를 떠나서 일단 ’너무 어렵다”, ‘작가가 책에서 어떤 주제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는 것이 제가 채식주의자를 읽고 난 후의 느낌입니다.

(초기 영미 출판계에서는 한강작가님의 작품 '채식주의자'에 대해 ‘too literary(너무 문학적이고), too heavy(너무 무겁고), too dark(너무 어둡다)'라는 평가도 있었다고 하니 제 생각이 마냥 틀린 것 같지 않다는... 그렇다고 제가 한강 작가님의 글을 감히 폄하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강 작가님의 수준높은 작품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제 무지의 소산이지요 ㅠㅠ)


이렇다 보니 갑자기 삐딱한 생각이 들더군요 한강 작가님의 책을 수많은 분들이 구입하셨는데 그중에서 ”몇분이나 해당 책을 완독하고 그 작품세계를 이해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의 몇쪽 읽고 집어 던졌거나 아니면 자신의 지식세계를 자랑하기 위해서 그냥 들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예전에 한국에 인문학 열풍이 인문고전을 읽어야지 차별화하고 성공할수 있다는 메시지가 사회를 사회를 지배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위에서 인문고전을 읽지 않으면 사람취급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 귀가 매우 얇은 저는 시류에 편승하여 서양철학사의 불멸의 고전으로 알려진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 명저를 보는데 수준낮은 저는 ”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하는 비명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인터넷 등을 보니 ‘당신의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계속 읽고 사유하다 보변 그 깊은 뜻을 알게 될 것이다’ 라는 조언(?)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이를 악물고 2독을 했습니다. 그 결과는 “그래도 모르겠다 ㅠㅠ” 저 만의 순수이성비판 감상평은 이렇습니다., 단순하고 간단한 인생의 진리를 사유라는 미명하에 뭐 이렇게 베베 꼬았냐?“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때에도 사람들이 다투어 해당 책을 구매했고, 국내에서 200만권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저도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구해서 읽어보았는데 역시나 ”아 어렵다 ㅠㅠ“ 였습니다. 해당 책의 목적은” 정의란, 인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바른길이다“ 설파하고 정의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저의 좁은 판단은 ”.이런 때는 정의가 아니고 저런때는 정의이다 라는 이야기를 왜리헣게 어렵게 풀어놓았냐? 정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야 case bt case로 적용되는거 아니야? 라는 것이었습니다.


책부심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고 있으니 이 정도 수준은 되는 사람이야”‘그런데 명품을 들고 있다고 해서 해당 사람이 명품으로 취급받지 않는 것처럼, 소위 말하는 유명한 책, 지적으로 보이는 책을 들고 있는다고 해서 우리들이 ”품위있는 독서가“로 간주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책부심을 떠나서 고상한 책을 읽던, 요리책을 읽던, 만화책을 읽던 간에 자신이 흥미있고 재미있는 분야나 내용을 보면 되는 것이고 남의 시선을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남들이 많이 본다고 그냥 따라 책보는 것이 아닌 책 안보고 그냥 일상을 즐기는 선택도 나쁜 선택이 아니겠지요~)


남의 눈치를 보면서 유명하다고 해서 남들이 봐준다고 해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책을 읽거나 들고 다닌다면 오히려 그 행위가 자신에게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는... (마치 수준도 안되는 제가 괜히 명저라고 불리우는 책을 보면서 한탄을 하는 상황처럼요...)


예전에는 “누군가의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라는 격언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있다고 할지라고 그 사람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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