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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크 타이프 Mar 28. 2019

건전한 페미니즘의 단초

소외와 특권은 동전의 양면이다

얼마 전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어보았다. 처음 읽을 때 책장을 접어 놓은 곳도 있었다. 그중 하나다.


...외할머니가 살아 있을 때, 세희는 치마를 잘 입지 않았다. 외할머니는 세희에게 왜 치마를 입지 않으냐고 여러 번 물었다.
"요즘 애들은 안 그렇던데. 세희는 왜 치마를 입지 않니? 미니스커트 입으면 참 예쁠 텐데. 내가 십 년만 젊었어도 아주 동네를 주름잡고 다녔을 거야, 호호호."
이에 대한 세희의 답변은?
"전 여자들이나 입는 치마는 절대로 안 입을 거예요.
세희는 그런 여자였고.
"여자만 입을 수 있으니까 더군다나 입고 다녀야지."
세희의 외할머니는 또 그런 여자였다.
<7번 국도...Revisited> p.85


여자들이나 하는 것과 여자만이 할 수 있는 것. 이 두 가지 인식의 교차점 어딘가에 건전한 페미니즘이 시작되지 않을까. 브래지어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기에 노브래지어를 외칠지, 여자들만 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 예쁜 브래지어를 입어야 할지... 여자들은 한 번 고민해 보시라. 턱수염 면도는 남자들이나 하는 것이기에 아예 제모를 할지, 남자들만 할 수 있는 것이기에 고급진 쉐이빙 폼을 발라줄 것인지...남자들도 한 번 고민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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