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아우렐리우스 1-6

나는 쓸데없는 추구에 열중하지 않고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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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쓸데없는 추구에 열중하지 않고, 솔직한 발언에 분개하지 않으며 어린 시절에 작문을 썼다.



살다 보면 문득, 회피하고 도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마치 한밤중에 창밖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처럼, 도저히 다른 생각에 몰입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날들.

그럴 때면 이상하게도, 아주 이상하게도, 쓸모없는 것들에 매달리곤 했다. 전혀 관심 없던 값비싼 명품을 충동적으로 산다거나, 유행한다는 음식들을 찾아 분별없이 입으로 쑤셔 넣거나, 남들이 신으면 좋아 보이는 특정 운동화를 사는 식이었다.

아주 비싼 술을 조용히 혼자 마시거나, 아니면 목적 없이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시간의 잔고를 빠르게 줄여 나가는 일. 쌓여만 가는 수집품들. 물론 그 순간에는, 잠시나마 어떤 기묘한 만족감 같은 것이 찾아오기도 했다. 때로는 그냥 열중하는 행위 자체가 좋았다. 그게 어떤 것이더라도.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면, 그것들은 말 그대로 쓸모없는 것들, 실속 없는 풍경으로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시간과 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에너지의 거대한 낭비. 그것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기차역에 불필요하게 멈춰선 열차와 같았다.



누군가의 솔직한 발언에 격렬히 분개하는 것은 어떤가.

그것은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 그 솔직한 발언이 나의 약한 부분을, 나조차도 은밀히 인정하고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던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냈을 때. 마치 새벽녘의 어두운 길을 걷다 예기치 않게 가로등 불빛에 드러나는 그림자처럼. 불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 비춰진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 솔직함 자체에 대한 본능적인 분개다. 나를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적당히 포장하거나, 혹은 입을 다물 수도 있었을 텐데. '이건 나를 무시하는 행위인가?' 하는 의문이 자조 섞인 웃음과 함께 피어나는 순간.

솔직한 발언을 들었을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첫째, 더 이상 이 문제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 아프지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으로 ‘일류’인 사람은 슬며시 웃어 넘길 줄 아는 자들이다. 그래, 네 말이 옳았다.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 어쩌면 이건 일종의 애정 표현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기회를 빌려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이다.

둘째, 만약 그가 나를 화나게 할 작정이었다면, 우리는 그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혹은 그저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거기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마치 돌멩이 하나에 반응하여 온 몸을 뒤흔드는 오래된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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