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10
우리가 왜 반복을 좋아하는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리추얼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일상 속에 나만의 의미를 가지고 의례나 의식처럼 녹여서 반복적으로 하는 행위입니다. 여러분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반복하는 일들이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 행위가 마냥 좋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보면 모두가 리추얼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여기에 내가 내 나름의 의미와 상징을 담는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나만의 리추얼이 되는 거죠.
제가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바로 전 어릴 적으로 잠깐 돌아가 보겠습니다. 지금까지도 가끔 제 부모님이 말씀하시며 웃으시곤 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의 부모님은 토요일에 한 번씩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해주셨습니다. 어린 제 눈에 얼마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많았을까요? 그런데도 저는 항상 <작은 아씨들>을 골랐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베스가 로리의 집에 가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곡은 어린 제가 듣기에도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웠습니다. 그 몇 초를 위해서 선택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에야 스마트폰을 대고 음악검색을 하면 바로 알 수 있었지만 당시엔 그럴 수가 없었지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 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조가 원고료를 받고 기뻐하는 장면입니다. 글을 써서 돈을 번다? 정말이지 다른 어떤 능력보다 멋지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이 두 장면을 보기 위해서 저는 주말마다 매번 같은 영상을 고른 거죠. 다 아는 장면이고 질릴 만큼 봤는데도 도무지 질리지가 않았습니다.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제 인생 최초의 리추얼입니다. 돌아보면 그렇게 뇌리에 박힌 두 장면은 저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죠.
직장에서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오고 나면 배달 음식을 시키는 분들 꽤 있으실 겁니다. 뭐가 있나 살펴본다-주문하고 기다린다-차려놓고 먹는다. 물론 먹고 나서 후회할 때도 많지만 그 행위 과정 자체가 우리에게 힐링을 주죠. 비록 나중에 후회한다 하더라도 그 일련의 행위 과정 자체가 반복하며 우리 뇌에 이것은 기쁨을 준다고 보상회로가 생겼기 때문에 멈추기가 힘든 것이겠죠. 저는 저녁 약속을 마치고 오면 평소보다 과식을 한 상태인데도 꼭 편의점을 들러서 커피와 초코 과자를 삽니다. 굳이 안 먹어도 되는데 꼭 그 두 가지를 먹고 나서야 진짜로 오늘의 이벤트가 마무리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00% 실패 없는 확실한 위로인거죠.
이런 반복의 힘을 우리를 위해서 써보는 건 어떨까요? 리추얼에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를 불안과 긴장, 산만에서 곧바로 꺼내줄 수도 있지요. 회복과 행복을 넘어 삶이 바뀌는 경험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리추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