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이 나를 살린다-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의 리추얼

리추얼스토리-56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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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몸이 먼저 우리를 붙잡아줄 때가 있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오히려 생각한 것보다 움직임이 먼저 균형을 되찾아줍니다. 바느질을 하거나 못을 박기 위해 망치질을 할 때 갑자기 손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딴생각을 할 때 그런 사고가 생기지요.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선택한 것도 결국 ‘복잡한 생각을 멈추고 몸의 리듬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으며 1980-90년대 NBA(미국프로농구)의 세계화를 이끌었던 마이클 조던.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나이키에서도 그의 이름을 딴 운동화가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2020년 넷플릭스에서 마이클 조던의 등장과 성장, 1990년대 시카고 불스의 연대기를 기록한 <더 라스트 댄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저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비단 농구선수 팬들만을 위한 영상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승부사이자 NBA의 전설, 농구 황제 등 붙여진 별명도 많은 마이클 조던 선수는 코트에서 혼자 공을 튕기는 시간을 절대 빼먹지 않았습니다. 온 몸의 세포의 감각을 깨우는 리추얼로 경기 전 2시간, 아무도 없는 코트에 서서 슛을 던지고 자신의 발 동작을 점검했습니다. 조던은 “몸이 평소의 리듬을 찾으면 마음도 제자리를 찾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리추얼은 완벽주의가 아닌 안정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움직임이 불안한 마음보다 앞서서 그를 이끌었고, 인터뷰에서도 “익숙함이 나를 안정시킨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프로 선수가 되고 나서도 매 경기마다 대학부 선수 시절 입었던 UNC(노스캐롤라이나대학) 농구 반바지를 유니폼 안에 항상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상징적 리추얼인 셈이죠. 그 바지는 나이키에서 UNC의 상징색인 하늘색과 흰색을 이용해 출시하여 많은 사람들이 조던의 에너지를 받기 위해 구입하여 착용한다고 합니다. 바지를 입으면 마치 조던이 함께 뛰어주는 것 같은 심리적인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이지요. 그 색깔은 이제는 나이키에서 일명 UNC 색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몸이 제 역할을 하면 마음도 따라 온다’는 어찌 보면 펑범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진리입니다. 생각이 복잡할수록 몸의 리듬이 우리를 다시 일으킵니다. 움직임이 나를 살립니다. 그리고 그 반복되는 움직임이 결국 삶 전체를 회복시키는 첫걸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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