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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May 07. 2023

가스라이팅을 피하는 방법

내가 기뻐할 이유는 나에게 있다.

살다가 보면, 나의 생각을 지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 아이의 성적정도는 따라잡아야 하지 않겠니?'

'네가 어디가 못나서 이것밖에 못하니?'

'이렇게 해놓고 뭐가 그리 즐겁다고 웃는 거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들..

처음에는 그냥 우스갯소리로 흘려 넘겼던 말들도 점점 그 무게가 무거워진다. 특히 나 스스로가 우습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더 버거워진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 지고 싶어 한다. 얼굴 한가득 웃음 짓고 싶고, 끝없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이는 열심히 돈을 벌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열심히 명예를 쫓기도 하며, 어떤 이는 끊임없이 자신의 쾌락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그 기쁨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음으로부터 '기쁘다', '뿌듯하다', '행복하다'라는 마음은 물질적인 것에서 온다기보다 나의 경우 나 스스로가 몸을 혹사? 시키는 경우에서 온 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열심히 아이의 머리를 따준 적이 있다. 엄마라면 알겠지만 아이는 머리를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계속 움직이려고 하지만, 엄마는 촘촘히 머리를 따 주기 위해 가르마를 타고, 얇디얇은 머리를 세 갈래로 나누어 따다 보면 어느새 머리가 풀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머리를 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내가 화장하고 옷을 갈아입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많이 걸렸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따서 예쁘게 하고 나가면 그 머리를 하느라 했던 많은 고생들이 생각이 나지 않고 계속 아이 머리를 보며 연신 입꼬리가 올라갔다.


 무엇인가 어려운 것을 해냈을 때 기쁘고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을 그 이전에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느꼈다. 그것은, 내가 가난하건, 돈이 많건 상관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해 주고 올라갔던 입꼬리가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게 언제였냐 하면...


반대쪽에서 걸어오는 아이의 머리모양이 우리 아이의 머리모양보다 훨씬 예쁘고 귀티가 나보일 때였다. 그런 때는 이상하게도 우리 아이의 가르마가 비뚤어진 게 눈에 띄고, 따준 머리카락이 균일적이지 못한 부분만 두드러져 보였다. 그때부터 나는 이른바 똥손인 엄마가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은 그렇게 행복으로 치닫았던 마음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향해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이 발전을 하려면 다른 이들과 비교를 해야 해. 밴치마킹이라고 하잖아. "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말이 있다.

그것은 <본받는다>는 말이다.


 무엇인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할 때, 방향을 잘 못 잡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누군가 멘토가 되어 나를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 그런 멘토의 좋은 점을 본받아서 나도 따라 해 보면 나 스스로 발전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 스스로가 그 사람을 본받으려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그것은 비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비교한다는 말속에는 '누가 더 잘하나'라는 속뜻이 있기 때문에 비교를 할 때 유쾌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까?

 

 아마도 더 잘나 보이려는 <교만>이라는 마음이 누구에게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교만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잘나 보이고 싶어 하고, 교만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의 머리가 더 예뻤으면 하고 생각하고, 결국 교만하기 때문에 기뻤던 마음이 우울하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다른 사람을 본받는 것은 <겸손>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자신이 아직 미숙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다른 이들의 좋은 점을 나도 닮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즉, <교만>을 버리고 <겸손>할 수 있게 되면 우울하고 힘들었던 마음이 즐거움과 기쁨으로 바뀔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조종한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하고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것이다.

'나는 저 사람보다 못해, 그러니까 나를 생각해 주는 이 사람(가스라이터)의 말을 잘 들어야 해. 그러면 나에게도 볕뜰 날이 있겠지.. 나는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니까..'


 사실은 틀렸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다. 그러니까 사람이다. 그래서 어제보다 오늘 그 부족을 좀 더 채우려고 노력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좀 더 나아졌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뻐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아지려고 조금이라도 노력을 했다면 그것만으로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기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도록 나 역시 다른 사람보다 뚱뚱하고, 못생기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돈도 없고,, 하며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갈망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내가 살지 말아야 할 이유들을 찾았다. 부모님께도 부족한 딸이라 죄송하다고 그렇게 가슴을 치며 세상에서 나를 지우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좋지 않은 부분을 찾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이 찾아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찾지 않는다.

내가 매일 찾는 것은 오늘  내가 노력한 일, 새롭게 깨달은 것, 조금 더 움직인 것들..

혹여라도 그런 것들이 없어도 괜찮다.

어쩔 때는 내가 잠을 잘 잔 것만으로도 뿌듯하게 생각될 때가 있다. 잠을 잘 자지 못한 적도 많으니까.


 그렇게 어제와 다르게 뭔가를 하게 되었거나 깨달았을 때 매우 기쁘다. 내 안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좀 더  성장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기쁨은 남과 비교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서 뭔가 발전했을 때 찾아온다. 그것이 반복되면 "행복하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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