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이 처음 함께 할 때는 인터넷에서 떠 다니는 다양한 영상을 통해 합사가 어려운 미션이 될 거라는 생각에 두려워 했다.
방을 따로 해서 놔두기도 하고, 큰 아이 온이가 스트레스를 받아하면 떨어뜨려두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두 아이는 서로 함께하는 법을 배운 것같다. 때때로 하악질을 하면서도 때때로 둘째 흑미를 두리번 두리번 찾는 것을 보면 온이도 함께 하는 동생이 있다는 것을 즐겨 하는 것 같다.
흑미는 정말이지 너무나 활발한 아이로, 천정까지 높이 있는 온이의 캣타워를 두려워 하지도 않고 천정끝까지 척척 올라간다.
작은 흑미는 절대 올라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온이는 가장 윗칸에서 늘 느긋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이제는 흑미가 올라와버리니.. 온이는 귀찮아 하는 것 같다.
아직 낮잠이 많은 아기인 흑미는 눈만 뜨면 주변에 놀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작은 비닐이나 끈을 가지고도 혼자 얼마든지 논다. 어쩔 때는 자신의 화장실의 두부 모래 한 알을 가지고도 축구를 할 수 있는 아이라서 이 아이와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은 것에 놀란다.
온이는 어렸을 때에도 쉽게 질리고, 노는 것도 많이 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저 조용히 누워있거나 하는 것을 즐겨하는 온이에 비해, 흑미는 잠잘 때 외에는 쉴 새없이 뛰어다닌다. 덕분에 온이가 뛰어다니고 싶을 때에는 두 아이다 열심히 달리기 때문에 온이의 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온이는 열정적인 흑미가 귀찮을 때는 하악질을 하고, 때리고 물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럼에도 물때에는 힘이 그리 들어가 있지 않고, 나의 눈치를 보면서 그렇게 한다.
하지만 아직 어린 흑미는 눈치고모고 없이 언제든 온이에게 달려든다. 등위로 올라가서 귀찮게 한다. 아하..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그러다 또 혼나지...
그래도 온이는 다가오는 흑미에게 그루밍을 해 줄 때가 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동물들도 이렇게 갑자기 생긴 동생에게 애정을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배울 것이 많다.
그 어떤 질투나 시기 없이 서로를 보며 애정하고 보듬어준다. 때로는 열심히 싸우고, 서로 자신의 자리에서 홀로 있기도 하지만 함께 할 때는 정말 다정하다. 꿀떨어지는 그 눈빛이 너무 예쁘다. 나는 그런 눈빛을 누군가에게 해 준적이 있었나?
존재만으로도 예쁜 두 아이는 다양한 말썽을 부린다.
온이는 현관앞에 깔아둔 꺼끌꺼끌한 매트 (가게에 까는)에 때때로 큰 것을 싸둔다. 화장실이랑 비슷한 느낌인가.. 세척하느라 혼나는 것은 나 하나뿐.. 온이가 행복하다면 어쩔수 없는건가.. 그래서 현관에 이것 저것 어질러 두기도 한다.
흑미는 화장실에 따라 들어와서 대롱대롱 걸려있는 휴지를 갈갈이 뜯어둔다. 아직 어린 흑미는 물을 싫어하지 않는듯 한다. 한번은 화장실에 들어와서 첫 목욕을 시켜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에 들어온다. 왜그러지..
사랑스런 아이들은 아침 5시쯤 내가 일어나는 것을 안다. 방 앞에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이 아이들은 말로 하지는 않지만 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두 아이의 그릇은 서로 다르다. 각각의 그릇에 각각의 습식사료를 부어서 주면 주변은 둘러보지도 않고 찹찹찹 먹는다. 정말 그야말로 찹찹찹!!그러다가 서로 바꿔 먹기도 한다는 것은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뜻인걸까..
아직 3개월이 되지 않은 흑미에게는 온이에게는 허락된 영양이 듬뿍 들어있는 간식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음식욕심이 가득한 흑미앞에서 온이에게만 간식을 줄 수가 없다.
흑미가 자고 있을 때 몰래 온이에게 간식을 준다. 그렇지만 흑미가 깨어있을 때에도 하루에 두번 아침과 저녁나절에 간식을 달라고 한다.
그럴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흑미의 눈을 가린다.
한번은 흑미는 방에 장난감과 함께 두고 온이에게만 간식을 주었다. 온이도 흑미의 눈치를 보며 얼른 먹었다. 온이도 내심 알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허락된 이 간식이 흑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혼자만 먹는다는 미안함을 담아 그루밍을 해 주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