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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Dec 26. 2023

고양이도 때로는 억지로 하는 일이 있다

싫어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 줘야 할 때가 있다

컴퓨터로 열심히 집중해서 번역을 하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끼잉낑"

하는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의 목소리였다. 이게 목소리는 흑미인데.. 또 뭔가가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소리가 조금 길게 들려서 신경이 쓰였다. 어디에 걸렸나?


 나는 목소리를 따라 가보았다. 그곳에서는 평상시에 볼 수 없었던 신기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로 한 스크래쳐 안에 두 마리의 아들들...


 평소 이 아이들은 각자의 집에 들어가 있거나 각자가 원하는 장소에 누워 있거나 아니면 내 옆을 지키고 있거나 혹은 둘이 싸우고 있거나 한다.


 처음에 이 아이들이 너무나 치열하게 싸우기도 하고 또 둘째가 첫째 온이에게 팔을 걸며 맹렬하게 끌어내리려고 하기도 하여 서로 분리해 두기도 했지만 나중에 절대로 이 둘이 서로 상처를 주지는 않겠구나 나는 생각이 들어 서열 정리도 할 겸 열심히 싸우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 결과 다소 까불기는 하지만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둘째 흑미가 알게 된 것 같았다. 당연하지! 4년이나 먼저 태어난 온이이기에 성격은 온순해도 힘이나 덩치는 흑미에 비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컸던 것이다.


 그러다가 최근 에는이 아이들의 모습이 다소 새로운 장면을 연출하곤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둘이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때는 좁디좁은 하나의 집에 둘이 함께 들어가 있기도 하고, 이번에는 저렇게 스크래쳐 하나에 두리 꾸역였구역 누워있는 것이다. 세상에...


 저 스크래쳐는 온이나 흑미가 어렸을 때는 엄청나게 커 보였다. 저 스크래처 4분의 일 정도의 크기였으니까.

하지만 온이가 다 큰 요즘은 혼자 들어가도 꽉차고 넘칠 지경이다. 그런데 둘이 함께 들어가 있다니 그러니 당연히 온이가 흑미를 껴안는 모습이 되었다. 뿌듯하고 귀엽고 예쁘고... 해야할 일을 멈추고 나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 동영상도 찍었다. 때때로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둘째가 버둥거리는 모습도 너무 귀엽다. 나가고 싶어서 버둥버둥하면서도 온이가 안아주는 것이 좋은지 잠깐 잠깐 멈춘다. 흑미는 가만히 있는 것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형이 하고 싶어 하는 대로 해줄 때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이 둘이 형제애가 생긴 걸까.


요즘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남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부추기는 문구가 많이 보인다. 예전에는 자신보다는 남에게 더 집중을 하고 남에게 배려를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반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이기 때문에 나만의 좋은 것이 아니라 남에게도 어느정도의 배려는 필요하다. 왜냐하면 결국 누군가의 배려로 인해 나도 행복해지고 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 또한 다른 누군가를 배려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물론 너무나 많이 배려를 해서 내 자신을 없애버리는 것은 옳지 않지만 말이다.


이 고양이들처럼 내가 잠깐이라도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해준다면 상대도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 상황이 상대에게 절실한 상황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가족이라고 모두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희생과 배려가 필요한 것도 가족이다. 어쩌면 남보다 더 그런 것들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남과의 인연은 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물론 아쉽거나 슬픈 마음은 들지만 그럼에도 불필요하게 생각되거나 마음이 나누어지지 않았다면 끊어버릴 수도 있지만 가족과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아무리 나와 마음이 맞지? 않은 가족이라 하더라도 그렇다고 그 가족의 연을 끊어버린다면 평생 그 아쉬움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기억되고 마음이 괴로울 것이다.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도 가족이고,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안아줄 수 있는 것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할 수도 있고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소중하게 생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잘못을 덮어줄 수도 있고 가족이기 때문에 부끄러운 건 마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끈을 놓아버린다면
되돌리키기 힘든 그런 상황이 되어버릴 수 있다.

어찌 되었던 나를 낳아준 것은 그분이고 내가 나은 것도 그 아이이고 그것만큼은 절대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끝을 놓아버리는 것은 평생 후회할 만한 일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그만큼 가족에게 연은 스스로가 매일매일 다지고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안되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나에게 소중한 가족의 연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며 잠에 들어야지.


온이야 흑미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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