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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May 14. 2024

뚱뚱해도 사랑스러운 고양이

점점 무거워지는 몸무게만큼 사랑스러움도 커진다

고양이들은 일련의 예방접종이 끝나고 나면 심장사상충이라는 예방접종을 1년에 한 번씩 한다.

며칠 전부터 큰아들 온이에게 예방접종을 맞히라며 오는 문자의 성화에 못 이겨 병원을 찾았다.


 최근에 수술을 한 흑미에 대한 접종문자도 도착했던 지라 사이좋은 두 아이를 한 개의 케리어에 들어가게 하여 병원으로 향했다.



흑미와 온이가 함께 병원 가는 일은 없을 거라며 따로 캐리어를 준비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지만, 전에 수의사 선생님께서 사이가 좋은 고양이들은 이동 거리가 짧기도 하니 한 캐리어라도 괜찮다고 해 주셔서 캐리어를 따로 구입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언제나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아이들의 몸무게를 재는 일이다.


 온이의 몸무게는 지난번과 똑같은 4.5

 흑미의 몸무게는 지난번보다 조금 더 살이 오른 5.5...?

아니.. 흑미가 좀 더 무거운가.. 하며 안아 올리고는 있었지만 1킬로그램이나 더 무겁다니.. 충격적이었다.


얼굴만 보자면 아직도 아가아가한 우리 둘째 흑미지만, 몸이 온이보다 길기도 하고 원래 이 아이가 뼈대도 튼튼한지 몸형태가 다르지만 확연히 차이나는 무게가 의사 선생님의 잔소리를 유발했다.


 "안됩니다. 식사량을 조절해 주세요"


"아니, 놀기도 엄청 노는데요??"


"식사량을 조절하셔야 살이 빠져요~ 크게 키우면 병도 많아집니다"


헬스장 트레이너 선생님께 듣는 소리를 동물병원에서도 들어야 하다니 너무나도 익숙한 잔소리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흑미야, 너도 이제 식단관리 좀 하자꾸나.


 하지만 흑미를 안아줄 때마다 흑미의 귀여운 뱃살과 볼살은 너무나 중독적이다. 주물주물주물주물~

책을 읽으면서도 조물조물~


흑미의 커져가는 몸무게만큼이나 귀여운 존재감도 커진다. 그리고 사랑도 함께 커져만 가는 것 같다. 말썽을 부려도 눈에서 나오는 하트는 막을 길이 없다.

그걸 흑미도 아는지 자꾸만 말썽을 부리기는 한다.





사람도 건강 때문이 든 미용 때문이 든 몸매관리를 한다.  통통해서 귀여운 사람도 있고, 말라서 예쁜 사람도 있다.


 되돌아보면 한국만큼 사람의 외형에 대해, 특히 몸매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는 것 같다.



"아~ 그 뚱뚱한 사람?"

"아~ 그 빼짝 마른 사람?"


물론 누군가를 볼 때에는 외형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당연하지만, 그 외형만으로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품까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시선들이 당사자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되도록이면 상대와 많은 이야기를 해 보고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행동이 재빠른 사람인지, 꼼꼼한 사람인지를 파악해 보고 상대에게 배울 점은 무엇인지 찾아보려고 한다. 그럼에도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외형이지만.


 고양이를 키우면서 종이 같아도 고양이마다 가지고 있는 성격과 얼굴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어떤 고양이든 너무나 귀엽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얼굴이 다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르고 몸매도 다 다르지만, 그러한 외형적인 표준(어떤 것이 예쁘고 어떤 것은 예쁘지 않은 것이라는 )을 정해 두기보다 그 사람만의 특징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너무나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흔히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로 "나도 우리 집에서는 귀한 딸(아들)이에요!" 하는 말이 있다.


나부터라도 다른 사람을 외형이 아니라 내면을 보고자 노력해 보고, 장난으로라도 외형으로 상대의 특징을 말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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