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타이밍을 잘 생각해봐야한다
흑미는 천성이 사냥냥이인거 같다.
같이 있으면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쫓아오거나,
나를 향해 팔을 뻗어오는 흑미의 모습을 보면 어쩔 때는 너무나 전투적이어서 저절로 도망가게 된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귀여운 게 쫓아가면 뒤집어서 누워버린다. 역시 막내는 막내...
장난끼 넘치는 귀여운 막내의 모습에 나도 두 손을 들어버리지만 온이도 두 손 두 발을 다 든다
내일 초롱초롱한 두 눈을 보면 나도 이렇게 초롱초롱한 두 눈을 가지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최근 들어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도 인해 흥미를 잃고 마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가 실망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흑미의 두눈을 보면 이렇게 초롱초롱하게 끝까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눈의 총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곤 한다.
장난감을 물고 나에게로 와서 툭 던져 놓는 흑미는 항상 거의 같은 시간에 나를 재촉이고는 한다.
자기만의 루틴이 있는 것이다. 흑미만의 루틴.
무엇을 위한 루틴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꾸준히 같은 시간에 무엇인가를 하는 모습은 매우 멋있는 것 같다. 그것이 고양이일지라도.
온이에 비해서 흑미는 유독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나를 괴롭히는 편이다. 처음 캣휠을 탈 때도, 처음 낚시 놀이를 할 때에도, 목표물에 닿을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한 번 몇 번이고 다시 한 번 도전을 한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눈빛을 흐리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한 모습을 본 받고 싶다.
4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많은 것에 도전하고, 많은 것을 잃었었다. 물론 얻은 것도 있지만...
특히 최근에는 꽤나 큰 것을 잃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나타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도전할 마음이 생기다가도 이내 포기하고 만다. 그런 내 모습이 싫어서.
또 의기소침해지고 또 다시 도전하고 또 다시 까무룩 쓰러지고 만다. 하지만 흑미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다시 일어나야지. 아직은 나에게 남은 것이 많이 있으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것은 그래도 아주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라고 스스로 되뇌이며 하루하루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40 이라는 숫자는 마치 물이 반 정도 찬 물컵과도 같아서 때로는 많은 듯 때로는 아주 적은 듯도 보인다.
관점에 따라 아직은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내일은 한 가지 더 해 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눈을 감는다.